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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오빠한테 밥 한 끼 빚진 거 잊지 마.] 문자를 본 김시아의 머릿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남자의 잘생긴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새하얀 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터치해 알았다고 답장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호칭을 ‘남자 여우’로 고쳤다. 야정각. 진우주는 주인 석에 앉아 있었는데 눈을 뗄 수 없이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온몸에는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저기압이 느껴져 주위의 여자들이 아무리 마음이 끌려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왜 그래, 누가 또 우리 우주 어르신 기분 나쁘게 했어?” 시큰둥한 목소리와 함께 잘생긴 남자 한 명이 룸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진우주가 대답하기 도전에 스스로 또 입을 열었다. “또 할머니의 결혼 재촉으로 심란해진 거야?” 여희숙을 제외하고 경성에서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으니 말이다. 진우주는 그를 상대하기 귀찮은 듯 눈빛을 여전히 대답이 없는 채팅창에 떨어뜨린 채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김씨 가문이 잃어버린 딸을 되찾은 기념으로 파티를 한다고 들었어. 우주 형, 약혼녀 파티에 안 갈 거야?” 심아준의 놀리는 듯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진우주는 잘생긴 두 눈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약혼녀가 없어. 다시는 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심아준은 더욱 건들거리며 웃었다. “김씨 가문 아저씨와 아줌마 모두 업계에서 유명한 선남선녀인데 그들의 유전자라면 절대 나쁘지는 않을 거야. 딸도 분명 매우 예쁠 건데 우주 형 정말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파혼할 거야?” “넌 말이 너무 많아.” 진우주는 차가운 눈으로 심아준을 바라보며 쌀쌀하게 말했다. “아프리카에 버려져 광산을 채굴할래?”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아프리카에 버려져 광산을 채굴하게 된다는 말에 심아준은 금세 얌전해졌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다시 건들건들 입을 열었다. “그래, 좋아. 형이 김씨 가문과 혼인을 하고 싶지 않다면 내가 김씨 가문 딸에게 잘 보여야지.” 그들 같은 부잣집 자제들은 모두 가문에서 혼인을 주선하는데, 집에서 고르느니 차라리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마음대로 해.” 진우주는 섹시하고 얇은 입술로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고 나서 눈빛을 다시 핸드폰으로 돌렸다. 하지만 카톡에 답장이 온 것을 보는 순간 두 눈에 서렸던 한기가 갑자기 대부분 녹아내렸다. 알았다는 한마디만 답장했지만 한 자도 답장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 형이 뭘 봤길래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거야?’ 심아준은 의심스럽고 궁금한 듯 목을 빼 들고 살펴보려 했지만 한 글자도 미처 볼 겨를이 없이 경고에 찬 진우주의 맹렬한 눈빛과 마주했다. 순간 그는 목을 움츠리고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안 보면 되지. 쪼잔하게 뭘 그래.” 심아준의 보지 못한 문자를 옆에 있던 성주원은 분명히 보고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쯧쯧, 그 아가씨가 대표님에게 알았다고 한마디만 답장했는데 대표님이 이렇게 기뻐하다니. 대표님 제대로 걸렸네.’ “아준 도련님, 조직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여자 한 명을 잡아 오라고 하는데...” 심아준의 뒤를 따르던 비서가 갑자기 소식을 듣고 공손히 말했다. 하지만 비서가 보고를 마치자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다 잡아 경성에서 사라지게 해.” 이 말에 심아준은 의혹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우주 형, 조직이 형을 건드렸어?” ‘우주 형은 이런 사소한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는데, 오늘 갑자기 조직을 상대하려 하다니, 정말 이상해...’ “아니.” 진우주는 잘생긴 눈을 가늘게 뜨고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 돕는 걸 즐길 뿐이야.” ... 다음날. 저녁 7시로 예정된 파티는 심수정과 김준수가 김시아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 특별히 성대하게 준비한 것으로 경성의 힘 있는 가문이 모두 초대되었다. 김유미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아침 일찍 치장을 하고, 드레스를 갈아입은 뒤 심수정을 따라다니며 손님을 대접하는 등 마치 오늘 잔치가 그녀를 위한 것인 양 끊임없이 자신을 과시했다. “와, 유미 씨, 오늘 정말 예뻐요. 입고 있는 이 드레스가 샤넬 브랜드죠?” “이 드레스는 10억이나 하는데 김씨 가문은 정말 경성 갑부답게 유미 씨를 너무 과분하게 사랑하는 것 같아요.” “물론이죠. 유미 씨가 이렇게 훌륭한데 별수 있겠어요? 유미 씨, 듣자 하니 오늘 또 한 곡 연주한다던데, 우리 정말 귀 호강하게 됐네요?” 김유미는 그들의 아첨을 즐기며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지만 입으로는 겸손한 척 말했다. “다들 과찬이세요. 전 실력이 별로인데 이해해 줘요.” 이 말을 들은 부잣집 따님들이 얼른 비위를 맞추며 입을 열었다. “유미 씨, 너무 겸손하네요.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을 했는데 누가 유미 씨보다 더 잘 칠 수 있겠어요?” “그래요. 유미 씨 너무 겸손한 것도 안 좋아요.” “참, 오늘 파티는 시골에서 돌아온 언니를 위한 거 아니에요? 왜 언니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죠?” “맞아요. 그녀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데 유미 씨한테 손님을 접대하라고 하다니 정말 실례네요.” 김시아에 대한 불만의 말을 듣고 있던 김유미는 득의만면한 표정을 지으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언니가 오랫동안 시골에서 살아서 예의를 잘 몰라요. 그러니 제가 대신 인사해 줘도 괜찮아요.” 언뜻 들으면 김시아를 두둔하는 것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그녀를 비하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부잣집 따님들의 얼굴에 금세 경멸의 빛이 떠올랐다. “시골에서 자라면 버르장머리가 없더라고요. 유미 씨랑 비교가 안 돼요.” “아저씨 아줌마 무슨 생각으로 저런 여자를 위해 이렇게 성대하고 화려한 파티를 열어주는지 모르겠어요. 시골에서 자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가 파티에서 실수할까 두렵지도 않대요? ” “다들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언니가 오랫동안 시골에서 자라서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으니 당연히 파티를 성대하게 개최해야죠.” 김유미는 몇 마디로 김준수와 심수정의 김시아에 대한 사랑을 죄책감으로 바꾸었고, 이에 부잣집 따님들은 눈알을 굴리더니 점점 더 아첨하며 김유미의 비위를 맞추었다. 죄책감은 앞으로 서서히 사라질 거고, 앞으로 김씨 가문 사람들이 죄책감이 사라진 후 시골에서 돌아온 촌뜨기가 뭘 믿고 의지하겠냐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김유미는 달랐다. 김씨 가문이 곁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키웠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훌륭하고 뛰어났기에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유미 씨가 너무 착해서 이런 꼴을 당하는 거예요.” “유미 씨, 시골 사람들은 목욕하지 않아 더러워 죽겠다고 하던데, 그 여자도 그래요?” “까만 피부에 못생긴 게 틀림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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