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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장

해담이 웃으며 새론을 에스코트하였고 도윤을 조롱하였다. 리안은 쪼그리고 앉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오! 이도윤 씨! 여기 계셨네요?”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장을 빼입고 가죽 신발을 신은 중년의 남성이 도윤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누구시죠?” 도윤은 되게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름이 기억이 안 났다. “아, 이도윤님, 저를 모르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저는 도윤님을 잘 알고 있어요. 용인시에서 환영회 모임 마지막에 저도 있었거든요. 그때 멋있게 입고 오신 거 봤습니다. 제 이름은 한지혁입니다. 김사장님이 그 행사 플래너로 저를 불러주셨거든요. 레나 씨 생일파티에 오신건가요?” 남자는 웃으며 긴장한듯 손을 비벼보였다. 리안은 우는 것을 멈추고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심지어 호텔로 막 들어가려는 참이었던 해담과 새론도 그 말을 듣자 혼란스러웠다. “아! 안녕하세요. 지혁씨. 레나 양 생일연회에 오신 거예요?” 도윤은 이해가 안가는 모습이었다. 이 사람이 말하는 레나 양이 누구야? 왜 도윤 회사에서 온 직원이 그 여자 생일연회를 기획한 거지? “네. 물론입니다! 오늘은 김레나 씨의 생일입니다. 저희 모두 같은 회사 직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생일연회 준비를 도와줘야죠. 성남상업지구의 많은 건물주들이 오늘 오실 예정입니다. 아 그 사람들 모두 이번 하반기에 천북산 산업거리로 다 이동할 계획이어서 아마 회의랑 비슷한 느낌으로 봐도 될 것 같아요” 지혁은 설명을 했다. “아 그렇군요!” 도윤은 불안감이 슬며시 올라왔다. 레나와 그는 친구 사이이기도 했다. 그런데 왜 그를 초대하지 않았을까? “지혁 씨, 도윤이 알아요?” 리안이 궁금한 눈을 하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해담의 얼굴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리안은 분위기를 역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이 주리의 계획으로 여기 와서 구해주려는 사람인가? 어쨌든, 주리는 주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눈 앞에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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