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임동현은 조현영을 데리고 포르쉐 4S 매장에 갔다.
두 사람이 들어서자 예쁜 여성 판매원이 그들을 반겼다.
그녀는 두 사람이 새로 산 벤츠 G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고 임동현의 옷차림은 딱 봐도 재벌 2세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장님, 사모님, 차보러 오셨습니까?"라고 열정적으로 물었다.
임동현은 "네" 라고 대답했다.
"찾으시는 차가 있으신가요?"
“지금 포르쉐 911 있나요?
"네 있습니다"
"그럼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미녀 판매원은 두 사람을 포르쉐 911 차량 옆으로 데려왔다.
"지금 저희 쪽에 빨간색과 검은색 각각 한 대씩 있습니다. 어떤 색을 원하세요?”
임동현은 대충 쓱 훑어보더니 "빨간 걸로 주시고 바로 계산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네…?" 미녀 판매원은 잠시 멍 해졌다. 제대로 보지도 않고 이렇게 바로 산다고? 정말 부러워 죽겠다.
"사장님, 안 봐도 괜찮으시겠어요?"
"방금 봤잖아요. 이 빨간 거로 주세요. 예쁘네요."
미녀 판매원은 여기서 일을 한 지 정말 오래됐지만 이렇게 차를 사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네 사장님 저 따라오세요."
그리고 두 사람을 데리고 프런트로 가서 임동현에게 이 차의 성능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사장님, 이 빨간색 포르쉐 911은 수평 대향 6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한 최고급 프리미엄 스포츠카입니다……."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임동현은 "네 알겠습니다. 소개 안 하셔도 돼요. 그냥 얼마를 내야 하는지 만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며 말을 끊었다.
"어떤 옵션을 원하십니까?"
"그냥 제일 좋은 걸로 해주세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2분 후….
"사장님, 총 6억 5천만 원입니다."
돈을 지불한 후 두 사람은 로비의 소파에 앉아 직원이 절차 밟는 것을 기다렸다.
조현영은 임동현이 차를 사러 갈 때 운전을 부탁하려고 데려온 줄 알았다. 하지만 혼자서 차 두 대를 몰고 돌아갈 수는 없다. 임동현이 왜 빨간색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동현아, 빨간색은 너랑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왜 검정색으로 안 샀어? 그게 너랑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은데?" 라고 물었다.
임동현은 웃으며 "이거 누나 주려고 산 거야! 내가 봤을 때 누나는 빨간색이 잘 어울려"라고 대답했다.
조현영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 사준다고? 동현아, 장난치는 거지?" 라고 물었다.
"내가 장난치는 거 같아? 이거 누나 사주는 거야."
"안 돼, 안 돼, 이건 너무 비싸잖아. 안 받을래." 조현영은 바로 거절했다.
"누나, 나한테 동생이라며, 나한테 이렇게 할 필요 없어. 누나도 이 돈은 나한테 별거 아니라는 거 알잖아. 이거 안 받으면 우리 이제 재밌게 못 놀아"
“음… 알겠어! 그럼 잘 받을 게. 고마워 동현아" 라고 말했다.
조현영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지금 2천만 원짜리 대포차를 타고 있다. 그녀의 연봉은 1억 정도이고, 매달 집세, 옷, 화장품은 그녀의 월급의 절반을 차지했다. 집에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남동생이 있다. 그녀는 나머지 돈을 거의 다 집으로 보냈다.
그녀는 현재 저축한 돈이 전혀 없고, 이런 고급 차를 살 수도 없다.
미녀 판매원은 두 사람 뒤에서 대화를 듣고, 부러움과 질투의 눈빛으로 조현영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6억짜리 고급 차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주는 이런 부자인 동생을 갖고 싶어했다.
"사장님,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시면 보험과 차량 등록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임동현은 조현영을 바라보며 "누나, 누나 거로 해!" 라고 말했다.
"동현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임동현은 이 차를 사준다고 하긴 했지만, 조현영은 그냥 운전만 시켜 주는 줄 알았다. 그녀의 이름으로 등록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되면 이 차는 앞으로 정말 그녀의 것이 될 것이다. 조현영은 지금 이 예상치 못한 선물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 누나한테 사준다고 했잖아. 설마 장난이라고 생각 한 거야?
"음… 그래! 동현아, 정말 고마워". 조현영은 미녀 판매원에게 신분증을 건네주었다.
약 10여 분 후….
미녀 판매원이 걸어왔다.
"사장님, 다 되셨습니다. 이건 키와 자료입니다. 차를 빼셔도 됩니다."
"현영 누나, 얼른 받고 가자"
임동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일어나 자리를 떴다.
조현영은 자료와 키를 받고 차를 빼러 갔다.
차 두 대가 앞뒤로 도로를 달리고 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앞서 가던 임동현은 조현영의 전화를 받았다.
"동현아, 우리 지금 어디 가?"
"호텔에 가서 밥을 먹을까? 근데 나 아직 배가 별로 안 고파"
조현영은 "나도 별로 배 안 고파." 라고 대답했다.
임동현은 "그럼 우리 집에 잠깐 들를래?" 라고 물었다.
"좋아!"
두 사람은 강남국제타워에 도착해 차를 세운 뒤 함께 1동으로 걸어갔다.
강남국제타워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그녀가 일하는 곳과 가까워서 이곳을 지날 때마다 항상 부러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곳을 쳐다보면서 이곳에서 집 한 채를 갖는 꿈을 꾸었다.
비록 이 꿈은 이루기 힘들지만, 들어와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두 사람은 1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27층으로 바로 올라갔다.
조현영은 마음에 준비를 하고 들어왔지만, 눈앞의 펼쳐진 고급스러움에 살짝 어지러웠다.
아름다운 샹들리에, 통유리창으로 돼 있는 거실, 눈앞에 펼쳐진 강변, 소파, TV, 벽화, 모든 것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조현영은 매일 이런 호화로운 집에서 살면 십 년을 덜 살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임동현은 "앉아!"라고 말했고, 조현영에게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
조현영은 커다란 통유리창을 가리키며 "동현아, 집이 너무 예쁘다. 여기서 강변 야경 보면 진짜 예쁘겠다.." 라고 말했다.
"나쁘지 않아,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진짜?" 조현영이 불확실한 듯 물었다.
"당연하지! 맞다, 현영 누나 고향이 어디야?"
"나 운성 출신인데 강성에서 일한 지 3, 4년이 됐어."
"그럼 여기 강성에서 집 샀어?"
"아니! 강성 집값이 너무 비싸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조현영은 감탄했다.
임동현은 "누나 월급으로 강성에 방 하나 잡는 건 별로 부담 없지 않아?"라고 약간의 의심을 품은 채 물었다.
조현영은 쓸쓸한 목소리로 "사실 월급도 적고, 부모님이랑 동생을 책임져야 하고, 혼자 셋방 살고 있고, 옷이랑 화장품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아서 저축은 아예 못 해."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