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전화가 연결되었다.
"엄마, 나 지금 할머니 집 앞이야, 문 열어줘." 손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야,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오지 말라고 했잖아?"
어머니의 목소리는 많이 지쳐 있었지만 그나마 살아 계시다고 생각하니 손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내 문이 열렸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손세희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을 그친 모녀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집 안에 아무도 없자 손세희는 물었다. "엄마, 대체 무슨 일이에요? 아빠는? 외할아버지하고 외할머니는? 여동생은 다 어디에 있어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삼촌 집으로 가고 아빠는 방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세희야, 아버지 좀 설득해 봐, 이틀째 밥도 안 먹고 저러고만 있는데 몸 상할까 걱정이야."
손세희는 방 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를 보았다.
손세희는 이미 반백이 되어 버린 이 분이 자신의 아버자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예전의 그는 농촌에서 올라와 이 큰 도시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며 얼마나 활기가 넘쳤었는데, 게다가 가장 먼저 출세하게 된 그를 동네에서는 우러러보게 되는 대상이었다.
허나 지금 예순살로 돼 보이지만 사실상 마흔 살 중반인 이 분은 어깨가 축 처져 생기라곤 전혀 없어보였다.
"아빠!" 손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불렀다.
뜻밖에도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담배만 계속 피우고 있었다.
손세희는 고개를 돌려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 왜 저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휴, 너희 아빠 사기 당했어, 동업자가 회사의 모든 돈을 챙겨 외국으로 도망갔어, 그 뿐만이 아니야, 은행과 몇몇 사채업자 통해서 얻은 대출과 차용증을 다 너희 아빠 이름으로 해 놓은 거야, 문제는 너희 아빠가 회사 대표잖니, 이게 다 너희 아빠가 갚아야 할 돈으로 돼 버린거야, 그 충격이 너무 컸는지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얘져 밥도 안 드시고 멍하니 앉아만 있는 거야."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잖아? 멀쩡하던 집안이 어떻게 한 순간에 이렇게 돼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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