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임지연은 너무나 고맙게도 간호사가 영상을 찍어줄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동영상 속에서 이어지는 대화들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고상준이 임시월더러 자살하라고 하다니?
게다가 그 누명을 임지연한테 뒤집어씌우자고 하고 있다.
고상준이 이 정도로 악랄한 인간일 줄은 그녀 또한 예상하지 못했었다.
더 심각한 건 임시월 그 멍청한 년이 그 제안을 승낙했다는 점이다.
임지연은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니!
죽으라고 한다고 진짜 죽는다고?
제정신인 건가?
어젯밤 발차기를 당한 고상준은 아마도 화를 못 이기고 임시월을 이용해 그녀한테 누명을 씌울 작정인가 보다.
유유히 한숨을 내쉬던 임지연은 그 동영상을 아예 인터넷에 올려 버렸다.
그녀는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
임시월의 계략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또 바삐 해명하러 다녀야 하는 터라 애초에 그 근원을 잘라버리려는 것이었다.
지금 여론의 중심에 있는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이 되어갔다.
그리하여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순간 네티즌들이 폭발해 버렸다.
[너무 뻔뻔하잖아! 자살로 임지연을 모함하려고 하고 있어!]
[전에는 임시월이 엄청 불쌍해 보였는데 이제 와서 보니 다 연극이었네! 누명이라니! 진짜 악한 사람이다!]
[우릴 아주 바보로 오나! 사람 가지고 노는 게 재밌나 봐! 그런데 고씨네 도련님도 별 좋은 놈은 아니네! 자기 아내한테 자살 시도를 강요하다니...]
임지연은 인터넷의 댓글들을 보며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병원에서 자살 시도를 하려던 임시월은 그 동영상을 보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이제 와서 고상준의 말대로 실행에 옮긴다 해도 동정심마저 불러일으킬 수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그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이 사건으로 임시월하고 고상준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댓글들에는 ‘악인’이라는 글귀가 계속하여 올라오고 있었다.
육진우는 회사 일로 바빠지고 어르신도 집에 없으니 임지연은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육진우 집에서 공짜로 사는 것도 기분이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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