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민용수는 손가락으로 식탁을 내리치면서 생각에 잠겼다. 가족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것은 바로 민준혁이 수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준혁의 체내에 있는 탄알을 꺼내야 했기에 병가를 준 상태였다. 오늘 이진화에게 직접 말할 생각이었지만 소은비한테 이런 일이 벌어져서 쉽게 말할 수 없었다.
민지영이 먼저 민준혁과 박유나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부탁했기에 수술 전에 두 사람을 만나게 해야 했다.
곧 화이트데이였기에 부대에서는 솔로거나 이혼해서 외로운 군인을 위해 파티를 열 것이다. 민준혁과 박유나가 파티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소은비한테 갑자기 벌어진 일은 사람을 보내 구체적인 상황을 조사해서 도대체 누구를 건드린 건지 알아내야 했다.
소은비가 송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후였다. 돌아오는 길에 같이 장을 보고 친해져서 요리를 가르쳐 주었던 아줌마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줌마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더니 아이를 데리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 소은비는 송씨 가문도 이 일에 연루되었음을 깨달았다. 부대 아파트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소은비를 그저 마을에서 온 가사도우미라고 생각했다.
권력도 없고 돈도 없는 주제에 시험 성적마저 낮은 사람이 갑자기 진안시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으니 송민철과 양명희가 인맥을 동원했다고 생각했다.
소은비는 재빨리 달려가서 송씨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양명희는 소은비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물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오겠다고 하더니 웬일이야? 물건 두고 간 거 있어?”
소은비는 양명희가 신문에 게재된 성적표에 대해 말할 줄 알았지만 양명희는 평소처럼 다정했다. 부대 아파트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전부 아는 소식을 양명희가 모를 리 없었다.
“숙모, 책을 가방에 넣은 줄 모르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소은비는 핑계를 대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그래. 주방에 동료가 준 과일이 있는데 너한테 주려고 남겼어. 얼른 들어가서 먹어봐.”
양명희는 부드럽게 말하고는 뒤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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