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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피팅룸으로 들어가 원피스를 입은 박유나는 조금 타이트한 느낌이 들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즐거운 얼굴로 거울 앞에 섰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아랫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푸짐하게 커 보이는 것이 임신한 임산부 같았다. 게다가 허리도 굵어 보여 전혀 예쁘지 않았다. 소은비가 입었을 때처럼 몸매가 가녀리고 부드러운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촌스럽고 몸이 건장해 보였다. 박유나의 모습을 본 이수영도 눈썹을 찌푸렸다. “이 원피스 별로인데요? 방금 전 여자가 입었을 때는 참 예뻤는데.” 구경꾼 중의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방금 전의 여자는 외모가 출중한 데다 몸매가 좋아서 뭘 입어도 예뻐 보이는 거예요. 지금 보니까 그냥 평범한 원피스네요.” 원래 원피스가 마음에 들어 구매할 생각이 있었던 여자는 순식간에 구매 욕구가 사라졌다. “엄마, 저기 봐요. 등에 살이 튀어나왔는데 저 언니한테 옷이 작은 거 아니에요?” 이때 나이 어린 한 여자아이가 거리낌 없이 박유나의 등에 튀어나온 살을 손으로 가리키며 자신의 엄마를 향해 웃었다. 그에 안색이 어두워진 박유나는 서둘러 손으로 삐져나온 살을 가렸다. 그녀는 원피스의 디자인이 이렇게 별로일 줄은 몰랐다. 원래 박유나는 뚱뚱한 몸매가 아님에도 원피스를 입으면 허리가 굵어 보이고 엉덩이가 커 보였다. 이건 전부 원피스 디자인의 문제였다. “사람이 옷을 고르는 것처럼 옷도 사람을 고르네요. 아니면 이 원피스를 시골에서 온 저 여자한테 양보해요. 비싼 돈을 주고 사도 입지 못하잖아요.” 구경꾼 중의 한 명이 좋은 마음으로 박유나를 설득했다. 이수영도 구경꾼과 같은 생각이었다. 박유나가 이 원피스를 입고 맞선을 보러 가면 퇴짜를 맞을 것이 분명했다. “원피스 사실 거예요?” 소은비는 옅게 미소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때마침 전신거울에 소은비의 모습이 비쳤다. 플라워 패턴이 박힌 셔츠와 회청색 바지 차림의 소은비는 지금 원피스를 입고 있는 박유나보다 더욱 편안하고 청순해 보였다. 그 정도로 원피스는 박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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