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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이때 연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소은비가 피팅룸에서 나왔고 희고 부드러운 그녀의 얼굴은 시골 사람의 모습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소은비는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눈빛에 팔다리가 늘씬하고 길어 몸매 비율이 아주 좋았다. 소은비의 온몸에서 고전적인 분위기가 흘렀고 가녀린 자태는 화보에서 튀어나온 모델처럼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내 매장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소은비의 모습에 이끌려 홀린 듯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 원피스는 디자인이 단순하고 별다른 장식이 없는 데도 입으니까 허리가 가늘어 보이고 다리도 길어 보여서 너무 예쁘다.” 양명희는 몸매 라인을 적당하게 잘 잡아주는 원피스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몸매를 보완해 주고 우아한 분위기가 흐르는 동시에 세련된 이 연노란색 원피스는 예비 며느리인 허민아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소은비의 모습에 이끌려 매장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일제히 원피스를 칭찬했다. 어떤 사람은 자신도 원피스를 입어보고 싶다며 소은비에게 옷을 벗어달라고 요구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양명희는 원피스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박유나도 연노란색의 원피스가 입었을 때 이렇게 예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원피스는 피부가 희고 부드러워 보이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백조처럼 우아한 목선을 강조하는 데다 아랫배의 군살이 보이지 않게 감싸주었다. 게다가 박유나는 자신이 소은비보다 키가 크니 입으면 그녀보다 훨씬 예쁠 것이라 생각했다. “엄마, 나 저 원피스 마음에 들어.” 이 순간, 박유나는 소은비가 입었던 원피스라는 사실도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원피스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이수영도 박유나가 연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맞선을 보러 가면 상대방을 매료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원피스를 시골 촌뜨기인 소은비가 먼저 입어본 것이 마뜩잖게 여겨졌다. 이수영은 곧바로 매장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매장 직원은 양명희에게 물었다. “원피스 가격이 1만 5천 원인데 사실 건가요?” 예상 보다 원피스의 가격은 너무 비쌌다. 양복 한 벌에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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