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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한창 질문을 하고 있을 때 민준혁이 크림 케이크를 들고나왔다. 한 아주머니는 고개를 들고 연신 놀라워하며 입을 동그랗게 벌렸다. “남편이 장관님이셨네요. 너무 잘생기고 키도 크네요!” 또 다른 아주머니는 혀를 차더니 앞의 아주머니를 끌고 가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이렇게 예쁜 사람은 당연히 임자가 있지. 정말 아쉽네. 우리 조카한테 소개해 줄 생각이었는데.” 민준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은비를 바라보며 그녀가 저 아주머니들과 무슨 말을 했는지 묻는 듯했다. 소은비는 그저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몸 주인이 이 지역에서 유명한 미인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청혼을 했었다. 그리고 한 번은 세 명이 동시에 찾아온 적도 있었다. 진안시에 와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았다. 민씨 가문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세 시 반이었다. 소은비가 민준혁을 따라 거실로 들어가자, 소은혜가 소파에 앉아 진영자에게 신문을 읽어주고 있었다. 비록 발음 교정에 애쓰고 있었지만, 사투리가 여전히 강했다. “준혁이 왔어? 그냥 생일일 뿐인데 왜 케이크까지 사왔어?” 진영자가 돋보기를 벗고 민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머니.” 소은비가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인사하자 진영자는 소은비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응”하고 대답했다. “준혁 오빠, 언니, 왔어요?” 소은혜는 얌전한 얼굴로 소은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소은비를 조롱하는 듯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그때 가서 소은비가 어떻게 상황을 수습할지 기대하고 있었다. ‘민씨 가문 사람들을 속였으니 아저씨도 더 이상 감싸주지 않을 거야. 소은비는 곧 악명이 높아질 거야.’ “할머니, 그럼 저는 주방에 가서 요리할게요.” 말을 마친 소은비는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소은혜도 마치 도와줄 것처럼 일어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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