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장
“재희야, 가만히 있어!”
아줌마는 소리치던 박재희를 보며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소리는 낮았지만 충분히 위협스러웠다. 박재희는 어머니의 협박에 바로 입을 닫았지만 진태평을 보는 험악한 눈길은 변하지 않았고 이가 뿌득뿌득 소리가 나도록 갈았다.
‘이놈이 감히 여기까지 와?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아줌마는 똑같이 표정이 어두운 진태평을 발견했다. 살짝 찌푸려진 눈썹 사이로 살기가 느껴졌다.
‘이 살기는 뭐지? 재희는 또 왜 저러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둘이 서로 아는 사이야?”
거실 분위기는 갑자기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강유이는 자기가 실수했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진태평 씨 기분이 언짢은가?’
박재희 어머니 역시 지금 무슨 상황인가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아는 사이죠.”
진태평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박 도련님은 요즘도 레이싱 하나?”
“흥!”
박재희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있는 힘껏 쾅 닫았다.
강유이의 표정은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다.
박재희 어머니는 그녀의 표정으로 발견하고 분위기를 풀려 장난을 쳤다.
“우리 아이가 사춘기가 다시 왔나 봐. 애가 좀 버릇이 없어. 너희들이 좀 이해해.”
진태평의 기분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강유이의 눈치를 안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줌마, 혜선이를 위해 오늘 특별히 진태평 씨를 모셔왔어요. 혜선이 몸에 남은 상처…”
친구 몸에 남은 상처 얘기를 꺼낼 때마다 강유이의 표정은 저도 모르게 바뀌었고 두 눈엔 저절로 공포가 나타났다. 온몸 70%가 넘는 곳에 심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달표면처럼 변했다. 예전에 누구나 인정하던 미녀였지만 하룻밤 사이에 누구나 회피하는 괴물이 되었다.
“아. 그래. 혜선이 사실 요즘에 많이 낳았어.”
아줌마는 방긋 웃고 있었지만 진태평을 보는 눈엔 의심이 가득 어려있었다.
‘신의? 참 나.’
천해시 최고의 신의인 정문용도 손쓰지 못해 딸 치료를 포기했다. 그녀는 딸을 위해 남편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치료 방법을 알아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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