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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유지아의 말이 끝나자 방은 잠깐 침묵이 흘렀다. 유지아는 지금 앞에 있는 이 남자가 그때 그 남자애가 아님을 직감했다. 이 사람은 병이 있었고 게다가 발작하면 폭주하기에 아주 위험한 인물이었다. 복수를 하기 전에 이렇게 위험한 사람과 충돌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 물론, 그가 잘 보이려고 하는 것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래, 하지만 다시는 날 모르는 척하지 마!" 진연훈은 유지아한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많이 컸네." 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 어릴 적, 그가 자기 품에 들어온 작은 머리를 만지며 애물단지라고 부르며 자주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때, 유지아는 항상 웃으며 작은삼촌이 제일 좋다고 했었다... "... 작은삼촌!" 유지아는 불쾌하다는 듯 머리를 피했다. 그러고는 치파오 주머니에서 손톱만큼 한 검은색 약병을 꺼내 진연훈한테 건네주었다. "억지로 참지 말고 뱉고 나서 이 약을 먹어요, 주말에 내가 다시 몸 검사해 줄게요." 진연훈은 놀랐다. 유지아의 거래를 동의한 건 그저 계속 연락하려고 한 건데 유지아가 정말 병을 치료해 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자신의 병이 국제적으로 이름을 남긴 의학 귀재들도 두 손 두 발 모두 들었기 때문이다. 유지아가 의학을 알고 있는 건 진연훈도 알고 있었다. 변경에 있었을 때 유지아가 자신을 살려주었고 지혈도 제때 해주었었다. 하지만 유지아의 의술이 이렇게 단번에 문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진연훈은 약을 건네받고 시계를 보더니 유지아한테 귀띔해 주었다. "너 지금 입학시험 보러 가면 후반 시험이라도 볼 수 있어." 유지아는 깜짝 놀랐다. '시험 까먹을 뻔했네!' 유지아가 뒤돌아 방을 나서고 문이 닫히자 그 순간, 진연훈은 '푸'하고 피를 토했다. 겨우 참고 있던 모든 신경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잘생긴 얼굴과 입가에는 피가 묻어 얼굴이 더 창백해 보이게 했다. "연훈 형!" 정윤동이 기철남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마침 그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이 얼른 그를 부추겼다. 손에 묻은 피를 본 진연훈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유지아가 왜 진씨 가문 사람을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다. 진연훈의 병도 진씨 가문 사람들 때문에 걸리게 된 것이었다! "괜찮아, 물 가져다줘." 그는 티슈로 피가 묻은 검은 약병을 깨끗하게 닦았다. 그 모습을 본 기철남이 약을 보려고 했지만 빼앗지 못하고 급해서 물었다. "연훈 형, 이 약 어디서 구한 거예요? 나 몰래 약 함부로 쓰는 거 아니죠?" 진연훈은 냉수로 가글을 하고 말했다. "어떤 여자애가 줬어." 기철남은 어리둥절해 났다. "조금 전 그 여자애요?" 정윤동은 뭔가 떠올랐다. "잠깐! 먹지 마세요-" 진연훈은 꿀꺽 약을 삼켜버렸다. "형님, 걔가 준 약을 먹으면 어떡해요? 조금 전에 형이 걔를 목 졸라 죽일뻔한 거 까먹었어요? 복수하려고 독이라도 줄까 봐 겁나지 않아요?" 정윤동은 당장이라도 진연훈의 입을 벌려 약을 꺼내고 싶었다. 하지만 싸워서 이길 수 없었기에 그러지 못했다. 진연훈이 답했다. "겁나지 않아." "망했어, 망했어, 철남아, 너 빨리 치료해 줘. 지금 여자에 미쳐서 기본적인 안전 상식도 없어졌어." 기철남이 아무 반응이 없자 정윤동이 돌아보았는데 기철남이 비어있는 작은 약병을 이리저리 살피고 냄새를 맡더니 혀로 핥으려고 했다... "... 너도 옮은 거야?" 정윤동은 기철남의 등짝을 내리치며 그의 역겨운 행동을 제지시켰다. "진정해, 내가 천마 냄새를 맡았어. 그리고 나머지는 무슨 약재인지는 모르겠지만 두통을 치료하는 약이 맞아. 연훈 형, 지금 어때요?" 기철남은 안경을 위로 밀며 진연훈을 보고 물었다. 진연훈은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는데 완벽한 외모가 아주 편안해 보였다. 마치 신비한 힘이 평소 시도 때도 없이 날뛰는 신경을 잡아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정윤동과 기철남은 진연훈의 질서 있는 숨소리를 듣더니 서로 마주 보았다. "잠든 거야?" 정윤동이 나지막하게 물었다. 기철남이 고개를 끄덕이자 둘은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형님이 이 병으로 인해 수면 장애까지 있었다. 기절시키지 않고서 앉아서 이렇게 쉽게 잠들 수 없었다. 그 말은 유지아가 준 약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었다.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플랜을 두 개 준비해야 했다. "무명 신의는 아직도 연락 안 된 거야?" 정윤동이 기철남을 보며 물었다. 무명 신의, 천의 사이트 top 1인 인물이었다. 천의 사이트는 국제적으로 의술을 교류하는 사이트였고 전국 각 분야의 천재 신의들이 모두 모여있었고 의학계에서 인정한 권위적인 사이트였다. 1위에 있는 신의 이름이 무명이었는데 진연훈이 계속 찾던 신비로운 사람이었다. 특기는 한의학이었고 의술이 뛰어나 의학계를 들썩이게 한 논문도 많이 발표했었지만 아무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여 이 무명이 사이트에서 만들어낸 가짜 인물이라는 의심도 사게 되었다. 하지만 기철남은 그게 헛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무명과 친구를 추가했기 때문이었다. 천의 사이트에서만 친구였지만 무명이 그한테 좋은 의견을 많이 주었기에 그의 롤모델이었다. "아직 아니, 사이트에 별로 등록하지 않아. 지난번이 벌써 3개월 전이야. 요즘 진료 안 받는대." 기철남이 말했다. "빨리 방법 생각해 봐, 연훈 형 병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정윤동이 재촉하자 기철남이 말했다.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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