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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내가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가장 충격적인 방식으로 알게 되어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자 고유진이 다독였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어. 지금 중요한 건 이혼 문제잖아. 오늘 다시 심은우를 찾아가 얘기해 볼까 해.” “그 사람이 우리 집 위층으로 이사했어.” “뭐?” 고유진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니 어제 공항에서 너 내팽개치고 떠난 거 아니었어? 구서희를 선택한 거잖아? 그렇다면 깔끔하게 이혼하면 될 일인데 왜 두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거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제발 그 둘이 알아서 잘 엮이고 나만 안 건드렸으면 좋겠어.” 윤지현은 SNS 영상이 떠오르며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구서희나 구씨 집안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자선 파티에서부터 구씨 집안과는 완전히 대립각을 세웠으니까. 한편, 전날 술에 잔뜩 취했던 심은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씨 집안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서희 씨가 웨이보 사건 때문에 너무 괴로워서 집에서 손목을 그었어요. 당장 와야 해요.” 심은우는 순간 멍해졌고 차 안에서 SNS를 확인한 그는 더욱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심씨 저택. 강혜경의 휴대전화도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녀는 SNS 영상 속 두 여자를 보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 ‘둘 다 사라져야 속이 시원할 텐데...’ 게다가 얼마 전 미국에서 돌아온 심호산도 이미 이 상황을 알게 됐다. 그는 건강 문제로 오랫동안 해외에서 요양 중이었지만 자선 파티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급히 귀국했다. 며느리였던 윤지현이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도 들었고 그 과정에서 아들이 외도를 저질렀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는 아들의 행동이 어이없었지만 윤지현이 그동안 보여준 능력은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녀의 출신이 탐탁지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그녀가 회사에 이바지한 바를 직접 목격하면서 어느 정도 신뢰를 갖게 됐다. 성격이 단단하고 일 처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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