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심은우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조도현을 향해 주먹을 날렸지만 제대로 중심도 못 잡고 있던 터라 허공을 헤맸다.
관리사무소장이 당황해 보안 요원들에게 손짓했다.
“어서 부축해 드려요.”
그러나 심은우는 그들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소리쳤다.
“다들 꺼져!”
관리사무소장은 다급히 설득했다.
“심 대표님, 제발 진정하세요. 층수를 잘못 누르신 것 같으니 저희가 모셔다드릴게요.”
그는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통통한 체격의 남성이었고 어투도 상당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심은우는 비웃듯이 쏘아붙였다.
“누가 잘못 왔다고 그래? 저 여자가 내 아내야!”
“네?”
관리사무소장은 당황해 얼어붙었고 옆에서 보안 요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최상층 남성 거주자가 13층 여성 거주자 집에서 나왔고 20층 거주자가 13층으로 잘못 내려와서는 이 여자가 자기 아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뭐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전개가 다 있나?
조도현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헛소리도 적당히 하지. 이 사람 안 데려가면 신고할 거야.”
관리사무소장은 난감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면... 심 대표님이 윤 비서님의 남편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그는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 윤지현을 바라봤다.
윤지현은 단호하게 대꾸했다.
“아니요. 저 사람이랑 아무 관계 없어요. 당장 끌고 나가 주세요.”
심은우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고통이 서려 있었다.
솔직히, 이 둘이 아는 사이라는 걸 모를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여자 쪽에서 부인해 버리니 관리사무소 입장에서는 그를 끌고 나가는 게 최선이었다.
보안 요원 두 명과 관리사무소장이 힘을 합쳐 심은우를 억지로 붙잡고 엘리베이터에 태웠고 그가 아무리 발악해도 소용없었다.
문이 닫히자, 안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지만 곧 층수가 올라가며 소리도 희미해졌다.
윤지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내 복잡한 감정이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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