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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오후 1시 53분,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윤지현은 앞쪽에 서 있는 벤틀리를 보고는 조도현에게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먼저 가세요. 저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조도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지만 아무 말 없이 그대로 걸어갔다. 손태호도 “다음에 봬요.”라고 짧게 인사한 뒤 서둘러 따라갔다. 그가 조도현의 차 문을 열어주고 조수석에 타자, 차는 바로 출발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진성주는 백미러를 통해 윤지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윤 비서님이 왜 휠체어를 타고 있죠? 혹시 전남편한테 맞았어요? 우리가 그냥 두고 가도 괜찮을까요?” 손태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다친 거랑 전혀 상관없어요. 그리고 아직 공식적으로 전남편도 아니죠. 이혼이 안 끝났으니까요. 오히려 분위기 보니까 두 사람이 다시 잘될 수도 있겠던데요?” “또 재결합한다고요?” “생각해 보세요. 굳이 우리한테 먼저 가라고 한 거면 결국 심은우랑 같이 가겠다는 거잖아요. 부부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이건 딱 봐도 다시 엮이려는 신호죠.” “근데 저는 윤 비서님이 올린 SNS 보니까 엄청 불쌍해 보이던데...” “SNS요?” 진성주는 휴대폰을 꺼내 그 게시글을 찾았다. 두 사람이 함께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발해.” 차 안의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진성주와 손태호는 급히 입을 다물었고 차는 공항을 빠져나갔다. 조금 달린 후, 조도현이 다시 한마디 던졌다. “커튼 올려.” 진성주가 버튼을 누르자 차 안의 후방 공간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손태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대표님, 엄청 기분 안 좋으신데...’ 한편, 가장 기분이 좋은 사람은 단연 심은우였다. 그는 윤지현을 VIP 출구로 데리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정리해 주고 허리를 숙여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윤지현이 조용히 따라와 주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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