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에:: Webfic
제91장 독한 입, 여린 마음
늦은 밤, 조용한 병원 복도에서 강유나는 눈을 반쯤 뜨고 응급실 의자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
오현우가 간지 한참 되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추운 느낌이 들었고 강유나는 몸을 부들거렸는데, 앞에 누군가 지나가는 걸 보고 미몽사몽인 채로 중얼거렸다.
"오현우 씨, 왜 이제야 돌아왔어요?"
한참 지나도 답이 없자 강유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그런데 싸늘하고 까칠한 얼굴을 보자 그녀는 순간 눈이 동그라졌다.
"진영재, 네가 왜 여기 있어?"
강유나는 깜짝 놀라 정신이 많이 맑아졌다. 그녀는 경계하듯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커다란 응급실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
늦은 밤 진영재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고 불만에 차서 입술을 뻥긋거리고는 쉰 소리로 말했다.
"네가 왜 왔어?"
"왜? 누가 왔으면 했는데?"
진영재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왜, 나라서 실망했어?"
강유나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힘이 없었기에 그를 힐끗 째려보고는 편안한 자세로 고쳐 앉았다.
그와 말도 섞기 싫었다.
그런데 진영재가 갑자기 쪼그리고 앉아 강유나가 깜짝 놀랐다.
"뭐 하는 거야?"
"안 보여?"
진영재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불쾌해하며 눈을 게슴츠레 뜨고 강유나의 팔을 꾹 누르고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
"피가 역류하고 있잖아,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병원한테 헌혈할 거야?"
진영재의 말투는 아주 까칠했다. 강유나가 멍한 상태로 고개를 숙여보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링거가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열이 나서 흐릿해졌기에 뜨거운 피가 천천히 주사관을 따라 역류하고 있는 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강유나는 어릴 때부터 피를 보면 어지럼증을 느끼곤 했는데, 지금은 더군다나 머리가 무겁고 눈앞이 아찔해지며, 원래 벌겋게 달아올랐던 얼굴이 한순간에 창백해졌다. 그녀가 몸이 굳은 채로 간신히 고개를 돌려 간호사를 부르려던 순간,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그녀를 멈추게 했다. 갑자기 눈앞에 넓고 따듯한 손바닥이 그녀의 눈을 가렸고 은은한 단목 향까지 묻어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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