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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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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청하촌

강유나는 청하촌에 도착해서 다급하게 본가로 가지 않았고 마을을 몇 바퀴 돌았다. 지금은 청하촌은 옛날과 달랐다. 그녀는 몇 년 전에 김선영과 같이 남동생 장례를 치렀을 때, 주위의 부두에는 아침 일찍부터 어부들이 일하는 걸 보았다. 지금은 멀리 바라보니 청하촌을 모두 마당이 달린 펜션으로 만들었고, 겨울이 되었지만 여전히 운치가 있었기에 많은 유람객들이 찾아왔다. "그랬구나." 강유나는 고개를 들어 마을 입구의 표지판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캐리어를 들고 마을로 걸어갔다. 아버지가 가족들을 데리고 청하촌을 떠나 살 길을 찾았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녀는 김선영을 따라 별로 와본 적도 없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왔으니, 본가의 마당에 어떻게 됐을지도 상상이 되지 않았다. 강유나는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골목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변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녀는 김선영의 유골함을 안고 쉰소리로 말했다. "엄마, 앞으로 저 혼자 살게요." 하지만 그 말을 하자마자 주위에는 파도가 돌을 내리치는 소리만 들려왔는데, 그 소리가 마치 뾰족한 칼날처럼 그녀의 마음을 마구 그었다. "정말 이상해요." 강유나는 김선영의 유골함을 꼭 안고는 입술을 오므렸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전에는 계속 엄마가 짜증이 났고 절 싫어한다고 생각했고, 계속 절 재벌가에 시집보내려고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기를 쓰고 돈을 모아준 거예요? 절 제일 싫어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눈물이 계속 핑 돌았다. 생각이 많아지자 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는데 우는 모습보다 더 별로였다. 그녀는 바람을 마주하고 걸아가며 혼잣말했다. "이거 봐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저한테 압박을 주셨잖아요, 이제 저 혼자 남았어요, 엄마도 계속 저 따라다니면서 욕 못 해요, 그런데 왜 이상하게 기쁘지 않은 걸까요?" 답을 듣지 못한 강유나는 바람을 마주하고 한 참을 서 있다가 날이 어둑해져서야 캐리어를 끌고 떠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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