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임신했어

공공장소였고, 허 집사는 강유나를 이길 수 없었고 또 일이 커질까 봐 두려워하는 수 없이 진영철을 불렀다. 그가 오기 전에 강유나는 혼자 영안실에서 시체를 지키고 있었고 누가 와도 말하지 않았다. 오현우는 그녀가 기력이 다해버린 듯한 모습을 보고, 또 도와줄 친척 하나 없는 걸 확인하자 직접 장례식장을 연결해주려 했다. 하지만 허 집사 일행이 복도를 지키고 있어서, 그녀가 김선영의 마지막을 조용히 보내주고 싶어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진씨 가문처럼 백 년 가문으로 놓고 말하면, 진영철이 지금까지 독단적이었고 모두 이익을 최상으로 생각했고, 모든 걸 가치로 따졌기에 가족들 사이에도 정을 별로 운운하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죽은 사람도 봐주지 않고, 마지막 가치까지 진씨 가문의 체면을 세우는 것에 이용하려고 했다. 진영철이 도착했을 때, 영안실의 문이 살짝 열려 있었는데, 마침 강유나가 시체에 대고 혼잣말하는 걸 보았다. "엄마." 강유나는 눈이 부었고 고개를 숙이고는 시퍼레진 김선영의 얼굴을 보며 울먹였다. "전 전에 할아버지가 저한테 잘해줘서, 저도 효도하면서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늘 진씨 가문에서 왜 엄마 장례를 크게 하려고 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녀는 말하면서 멈칫했고 문 앞에 누군가 서 있는 걸 힐끗 보았는데, 바로 누군지 알아챘다. 예전 같았으면 그녀는 분명히 "얹혀사는 사람"으로서의 규정을 지키면서 모든 억울함을 삼키고 계속 진씨 가문의 마리오네트로 살며 모두한테 잘 보이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진영재가 쓰레기 버리듯 그녀를 속이고 진씨 가문의 모두가 그녀를 괴롭힐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강유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허리를 곧게 펴고 코를 훌쩍거리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진씨 가문에서 일부러 기자들한테 보여주려고 쇼하는 거예요." 강유나의 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영안실이 넓고 썰렁했기에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진영철은 곧게 서있었고 눈에는 불빛이 이글거렸다. 허 집사는 그를 위해 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