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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장

‘시험 답안을 베꼈다고?’ 안명진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떠올린 여지안은 그의 오만한 성격에 아무리 봐도 시험 답안을 베낄 사람 같지는 않았다. "안명진 씨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여지안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물었다. 안항진은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 "지금 학교에 있어요. 선생님이 집에 전화했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 촬영 전 제사를 지내러 가야 해서 스케줄을 뺄 수 없어요. 그곳에 참가하지 않으면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이 미치거든요." 그는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 여지안 씨가 안명진을 만나러 가면 안 돼요? 가서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좀 살펴봐 줘요." "내가요?" 여지안은 안항진이 이런 부탁을 할 줄은 정말 몰랐다. "네. 안명진이 학과 지식을 복습하는 걸 그쪽이 도왔다고 들었는데, 만약 무슨 오해가 있다면, 여지안 씨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안항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자, 그가 휴대폰의 긴급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여지안 씨, 부탁해요. 제 일이 끝나면 바로 그쪽으로 찾아갈게요." 어찌할 바를 몰랐던 그녀는 안명진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고는 상황을 살펴보러 가기로 했다. 학교에 도착한 여지안이 교장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안명진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말했잖아요? 그건 내가 베낀 쪽지가 아니라고. 내가 몇 번이나 더 말해야 해요?" 이 말을 들은 여지안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내 추측이 맞았어. 안명진이 누명을 썼을 가능성이 높아.’ "안명진, 너 이게 지금 선생님에게 말하는 태도야?" 교장은 화가 나서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안명진은 가소롭다는 듯 차가운 얼굴로 비웃었다. "내가 말했잖아요. 내가 아니라고. 그쪽이 백 번 더 물어봐도 내가 아닌 건 아니에요." 지도원이 옆에서 말을 걸었다. "명진아, 네가 비록 안씨 가문 사람이지만 너는 일단 학생이야. 그러니 너희 집안이 아무리 대단해도 너를 감싸줄 수 없어.” 이 말을 들은 여지안은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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