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문소남, 밤에 찾아오다
"지금은 그 애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장인숙은 볼 필요도 없이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혔다.
원아는 고개를 숙인 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자, 눈물 닦고 따라와." 장인숙은 아무런 위로의 말도 없이 휴지를 꺼내 원아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이 그녀가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관심인 것 같았다.
원아는 장인숙이 건네는 휴지 두 장을 거절하고, 숨을 들이마신 후, 얼굴에 묻은 눈물 자국을 닦고, 병원으로 걸어들어갔다.
병원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 울면서 걸어가고 있으면, 사람들이 쳐다는 보겠지만, 오래 쳐다보지는 않는다. 이런 곳에 슬픈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이겠는가.
오후라 그런지 병원 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원아는 곧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층에 도착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녀는 아버지의 느낌을 고려해야 한다. 아버지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슬퍼해서는 안 된다.
장인숙은 조용히 화장실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
원아는 들어가서 찬물로 얼굴을 씻은 다음, 울어서 눈이 붉어진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살짝 찌푸린 미간은 아무리 해도 펴지지 않았다.
원아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장인숙이 말했다.
"네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좀 즐거운 표정을 해라."
원아는 고개를 들어 여자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즐거워질 수 있는지 나에게 알려줘!
원아는 장인숙 옆을 지나쳐 병실로 들어갔다.
간병인은 환자의 딸이 오는 것을 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원강수는 딸을 발견하고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다음 순간 장인숙을 발견하고 즉시 얼굴 전체가 어두워졌다.
"아빠." 원아가 소리쳤다.
장인숙을 쳐다보는 원강수의 표정은 전처를 증오하는 남자의 눈빛이었다.
사실 병원으로 오는 길에 원아는 이미 이 일은 바뀔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장인숙이 감히 이런 일에 사실이 아닌 것을 말했을 리가 없다.
"내가 온 건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야." 장인숙이 먼저 입을 열어 원강수에게 말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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