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결딜 수 없어 이성을 잃다

원아는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장인숙의 말 하는 태도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놀란 원아는 인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지금 어디냐? 당장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너와 나는 진지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 너한테나 나한테나 그게 좋아, 원아!" 장인숙은 자기 할 말만 했다. 문 씨 집안 저택에서 만났을 때, 장인숙은 원아에게 친절하고 우아한 말씨로 나름 존댓말을 썼는데, 지금 그녀는 오만하고 무례한 말투였다. 특히 원아라는 이름이 아주 차고 냉랭하게 들렸다. 원아는 5살 때 밖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밀려 넘어진 적이 있다. 치마 밑의 무릎이 모래와 자갈에 부딪혔고, 한쪽 무릎에서 피도 났다. 그녀는 울면서 집에 돌아와 할아버지를 붙잡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엄마가 있는데, 자신은 왜 엄마가 없느냐고 물었다. 엄마가 있는 그 아이들은 항상 그녀를 괴롭히고, 그녀를 더러운 종자라고 욕했다. 그들은 더러운 종자는 괴롭힘을 당해도 싸다고 했다! 그녀의 울음소리에 지친 할아버지는 처음으로 상냥함을 벗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손녀에 대한 호칭도 우리 원아 혹은 원아야에서 그냥 원아로 바뀌었다. 할아버지에게 단호하게 이름 두 글자만 불렸던 원아는 그 후 평생 잊지 못할 말을 들었다. 할아버지는 엄숙하고 괴로운 얼굴로 말했다. "너는 엄마가 없어. 꼭 기억하거라. 용감해져야 해!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한 너를 먹여 살릴 거야! 엄마를 기대하지 마라. 전에 네 엄마가 일하러 외지에 갔다고 한 말, 거짓말이다. 네가 슬퍼할까 봐 거짓말했다. 네 엄마는 널 낳고 널 원하지 않았어. 사람들 말이 맞아. 넌 네 엄마한테 버림받았어. 그 여자는 돈에 눈이 멀었고, 행실이 단정치 않았고, 네 아버지의 사랑을 저버렸다. 인생을 즐기겠다고 친혈육도 버렸어. 내가 너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너는 고아원에서 자랐을 거야.” 그리고, 지금 장인숙이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로 그녀의 이름 두 글자를 말했다. 그녀가 장인숙에게서 들을 말은 또 어떤 말일까? "전화로 말씀하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