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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수상한 이강

원아가 나갔다. 문소남은 손에 들고 있던 도면을 내려놓고 일어나 와인 캐비닛으로 가서 반 컵의 와인을 따르고 얼굴을 찡그리며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욕망이란!” 원아가 퇴근할 때 다행히 마지막 지하철이 있었다. 집에 도착한 뒤, 그녀는 먼저 이강의 문자에 답장하고 캐리어를 찾아 내일 출장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직 안 잤어? 전화하지 말고 일찍 쉬라 했잖아.”원아는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 “아직 퇴근 안 했어, 호텔 방에 돌아가 야근해야 될것같아,방금 네가 보낸 문자를 봤는데, 너도 출장 가는 거야? 누구랑?”이강은 의문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구체적으로 누구랑 함께인지는 아직 모르고, 내일 아침 소식을 기다려야 해.”라며 원아가 말했다. 이강은“남자 동료와 동행한다면 멀리해, 아직 친하지 않아서 위험할 수도 있어”라고 당부했다. “응, 알았어.”라고 원아가 대답하자, 곧이어 저쪽에서 갑자기 “쿵쿵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보다는 누군가가 문을 부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야?”원아는 긴장해서 물었다. “아니, 괜찮아.”이강은 갑자기 말을 더듬으며“일단 끊고 밖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알려줄게”라고 말했다. 원아가 밖에서 조심하라고 당부할 사이에 통화는 이미 끊어졌다. 통화가 끝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낯선 곳에서 혹시 무슨 나쁜 일이라도 생길가바 걱정했다. 다음날. 원아는 아침 일찍 전화를 받았다. 밤늦도록 이강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던 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입구에서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0분 뒤,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오더니 차에서 두 명이 내렸다. 자기소개를 하고 세 사람은 다시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차로 7시간 거리었다, 업무상 필요로 남자 동료가 운전하면서 목적지로 향했으며 가는 길에 원아는 동료들과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H 시에 도착하니 오후가 되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소은은 원아에게 “각자 방으로 돌아가 먼저 휴식하고 저녁 식사 때 연락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아는 캐리어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서 업무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4 시였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이강은 그녀에게 전화를 한 통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문자도 하나 없었다. 드디어 이강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몇 번 울리더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 원아는 더 걱정되어 다시 걸었지만 이번에는 상대방이 끊어버렸다. “미안, 지금 바빠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 일이 끝나는 즉시로 연락할게.”라고 이강한테서 문자가 왔다. 원아는 고개를 숙여“그래”라고 답장을 보냈다. 생각해 보니, 어젯밤에 방문을 부수는 소리는 아마도 호텔에서 방을 잘못 찾아온 술취한 사람 일수도 있었다. 답장을 보낸 원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하려 했는데 일어나기도 바쁘게 핸드폰이 다시 진동했다. “하하하하하하하나ㅗ허ㅣ노저리너도너리ㅏㅓㄴㅇㄹ하” 바쁘다던 사람이 문자를 보내왔던 것이다. 원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라고 답장을 보냈다. 1분 뒤, “작업하다가 실수로 문자가 발송되었나 보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원아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뚜... 뚜... 뚜...” 방의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낯선 곳에서 원아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밖에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아 씨, 저는 동준입니다. 문을 좀 열어 주실 수 있을까요?” 문소남의 측근 비서 동준은 T 그룹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원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면서“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순간 문 앞에 서있는 두 꼬맹이를 보았다. 맑은 눈에 하얀 이빨을 가진 남녀 귀염둥이었다. 동준은 양복 차림으로“회장님의 두 아이에요, 회장님이 바쁘시다 보니 돌볼 겨를이 없어서…”라며 말했다. 원아는 분명 일하러 온 것이지 보모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두 꼬맹이를 돌보는 것을 싫어하는 또 다른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아기를 떠올릴까 걱정이었다. “아줌마, 저희 말 잘 들을게요.”여자애가 고개를 들어 원아를 바라보며 눈동자를 깜박이면서 먼저 말했다. “오빠야”문원원은 오빠가 말을 하지 않는것을 보고 화가 나서 입을 삐죽 이면서 오빠의 옷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원아는 또 다시 남자애를 바라보았다. 동생보다 키가 훌쩍 큰 오빠는 냉담한 얼굴이었지만 동생을 이뻐했기에  원아를 보며“나도 말 잘 들을게요.”라고 말했다. 동준은 손목시계를 쳐다보며”두 아이를 아가씨에게 맡길게요, 회사 일로 저는 먼저 가볼게요, 수고하세요.”라고 말했다. 원아는 거절할 기회조차 없었다. 동준이 떠나자 원아는 두 아이를 내려다보며“너희 둘, 얼른 들어와.”라고 말했다. 여동생은 작은 손으로 오빠의 손을 잡고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너희들, 뭐 마실래?”원아는 보통 신분이 아닌 두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랐다. “우유 주세요.”여자애는 소파에 얌전히 앉아 말했다. 원아는 서둘러 우유를 찾았는데 호텔 방의 우유는 비싸게 표시돼 있었다. 슈퍼에서 천원짜리 우유는 여기에서는 2만 원이었다. 표시된 가격에 놀라웠지만 원아는 컵을 찾아 두 아이에게 한 잔씩 부어주었다. 시크한 오빠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지만 여동생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반잔을 마시고 나서 입에 묻은 우유마저도 아까워서 혀를 내 둘러대고 있었다. 원아는 소파에 앉아있는 꼬맹이들을 바라보며“너희 둘 혹시 쌍둥이 맞아?”라며 물었다. “물론이죠.” 시크한 오빠는 말을 마치고는 원아를 쳐다보며 경멸한 눈빛을 보내왔다. “바보 아니야, 나랑 동생이랑 이렇게 닮았는데 당연히 쌍둥이지!”라며 속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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