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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곧 비바람이 몰아칠 것이다

원아는 모처럼 소남의 궁색한 모습을 보고는 놀리기 시작했다. “나는 당신이 어릴 때부터 공부를 아주 많이 잘한 줄로 알았지 뭐예요. 그런데 뜻밖에…….” 그녀는 손에 쥐고 있는 성적표를 내려다보았다. 두 꼬마도 아빠를 쳐다보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쌍둥이는 지금까지 시험 성적이 이렇게 나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 유치원에 다닐 때 아무리 시험을 못 본 친구라도 두 자릿수였는데, 아빠는 한 자릿수라니 너무 적은 점수였다! “아빠, 지난주에 저랑 오빠는 모두 백 점을 받았어요. 우린 항상 백 점이에요!” 원원이 달콤한 젤리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아빠를 쳐다봤다. “엄마한테 아빠는 하버드 대학 박사라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성적이 안 좋아요? 이 글짓기는 하지도 않았고…….” 훈아는 작은 손가락으로 노트를 가리키며 혀를 찼다. “너희들이 아빠의 진짜 실력을 본 적이 없어서 그래.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박사과정 이후로 아빠는 항상 전교 1등이었어,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지. 특히, 아빠가 박사 공부를 할 때 프로젝트는 지도 교수님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였지.” 소남은 훈아의 손에 있는 노트를 빼앗으며 과거의 일을 자랑스럽게 떠벌렸다. 그는 속으로 왜 이런 종잇 조각들을 진작에 없애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그래요?” 귀여운 두 아이는 턱을 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봤다. “…….” 소남은 당황하여 할 말을 잃었다. 아이들에게조차 의심을 사고 있는 소남은 이런 무의미한 토론에 더는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가 드니, 아이들 앞에서 조금 창피한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오빠! 아빠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원원은 오빠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남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켰다. “감히 아빠를 비웃다니! 겁도 없이 말이야!” 소남은 손을 뻗어 딸을 높이 들어 올렸다. 원원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와! 너무 높아! 아빠, 나빠요! 이젠 아빠를 비웃지 않을게요. 얼른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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