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4화 원아의 귀밑이 약간 붉어졌다
하지윤은 원래 대표실에 와서 문소남에게 왜 중간에 협상이 바뀌었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분명히 회의 시작 전에 이미 약속한 내용이었고, 그랬다면 오늘 VIVI 그룹과 계약이 성사되었을 것이었다.
문 대표의 뜻을 물으러 왔다가 뜻하지 않게 지윤은 자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하지윤은 목구멍이 무언가에 막힌 듯 답답하고 괴로웠다. 가슴은 불에 타는 것처럼 점점 더 아파졌다.
문소남을 처음 보았을 때 하지윤은 이미 그에 대한 정이 깊은 상태였다.
국제 유명 설계 및 다자인 대학을 졸업한 재능이 넘쳤던 하지윤은 많은 대기업의 입사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끝끝내 파산 위기에 처한 문씨 집안 회사를 선택했다. 그 당시 문씨 집안 회사 사장이 문소남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소남에게서 무한한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과연 문소남은 지윤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문씨 집안 회사는 문소남 덕분에 점점 더 커졌고, 마침내 가문의 통제에서 벗어나 T그룹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문소남과 오랜 시간을 함께 일하면서 하지윤은 그의 인간적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그에 대한 그녀의 짝사랑은 점점 더 깊어졌고, 그것은 결국 영원히 피어날 수 없는 꽃이 되어 어둠 속에 몰래 숨겨야만 했다. 비록 밝게 피어나지는 못했지만, 또, 쉽게 시들지도 않았다.
문소남이 비록 자신의 짝사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해도,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다른 재벌 가문의 딸이나 연예계 스타 혹은 어린 모델들과 아무런 스캔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이 하지윤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계속 이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지윤은 문소남과 성격이나 세계관이 비슷하여 서로 말이 잘 통했기 때문에 소남에게 있어 자신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여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6년 전 어느 날 소남은 느닷없이 쌍둥이를 안고 왔다.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넘쳐 흐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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