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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온유한 원아 안에 숨겨진 날카로움

T그룹 광고부. 아름답게 꾸며진 실내 촬영 세트장에는 생동감이 넘쳤다. 스태프들은 제 할 일을 찾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에 촬영할 향수는 T그룹이 새로 개발한 프리미엄 ‘퀸’ 시리즈의 하나로 여성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매력적인 향을 지녔다. T그룹에서 거창하게 출시한 상품이었다. 이번 향수 광고의 주제는 ‘러쉬'였다. 촬영장의 사람들은 모두 질서정연하게 맡은 바 일을 잘 해내고 있었다. 원아는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스팽글이 잔뜩 달린 시스루 차림을 한 영은을 발견했다. 영은은 컨셉에 맞춘 섹시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그동안의 청순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많은 스태프가 영은은 둘러싸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촬영이 잠시 멈출 때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재빨리 영은의 메이크업을 수정했고, 얼마 후 영은은 다시 예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요제프 감독은 비디오카메라 앞에 앉아 무전기를 입 가까이 대고 조명 감독에게 조명을 더 밝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빛이 조절되자, 요제프 감독은 1호, 2호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한 후,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 “다들 잘 협조합시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제프 감독은 <아름다운 마음>, <마법의 검>과 같은 영화를 연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또, 샤넬, 디로 등 유명 브랜드의 향수 광고도 촬영한 실력자였다. “네!” 모든 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액션!” 요제프 감독이 큰소리로 외치자, 조명 감독, 사진작가, 조명 스태프들이 즉시 대기했다. 1번, 2번, 3번 비디오카메라가 동시에 영은에게 초점을 맞췄고, 다양한 각도에서 그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작가들은 쉴 틈 없이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영은은 한 손에 향수를 들고 카메라를 등지고 누워 있거나, 팔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카메라를 향해 매혹적이고 요염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런 영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원아도 더는 참지 못하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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