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원아를 강점하다

카메라 속의 하지윤은 몸에 맞는 우아한 정장을 입고, 곱슬머리를 뒤로 묶어 올린 채 총명하고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문소남의 옆에 서니, 그와 그녀의 모습은 완벽한 선남선녀로 보였다. 카메라를 마주한 텔레비전 속의 문소남은 의연하고 침착했다. 그는 기자들의 신랄한 질문에 계속해서 대답했다. "T그룹 산하의 식당은 각 방면에서 늘 원칙을 지킵니다. 이 점은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저희를 대신해 충분히 증명해 줄 것입니다. 이번 ‘킹덤’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저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말 ‘킹덤’의 문제인지 다른 인위적 조작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T그룹은 반드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과 대중에게 설명할 것입니다!" 원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T그룹 산하 레스토랑인 ‘킹덤’의 식당 운영과 관련해 서유럽 쪽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것은 단지 음식의 문제나 경제적 손실의 문제가 아니라, T그룹의 100년 명성에 관한 것이다. 기업의 명성은 다국적 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T그룹이 서유럽에서 판도를 더욱 넓히려면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더욱 큰 여론의 질책과 배척을 받게 될 것인데, 이는 T그룹의 향후 발전에 절대적으로 백해무익하다. 다음으로 하지윤이 문소남을 대신하여 각 기자들의 예리한 질문에 대답했다. 하지윤의 몸에서는 여장부의 기세가 뿜어져 나왔고, 그녀의 대답은 더욱 한 글자 한 글자 낭랑하고 힘이 있어 아무도 논박하지 못했다. 이 여자는 팔방미인 수완가이며, 문소남과 마찬가지로 화끈한 일 처리로 유명하다. 기자들의 질문에 하지윤의 대답은 매우 기교가 있었다. 그들의 질문에 완벽하게 대답했을 뿐만 아니라, 혼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질문들을 교묘하게 되돌려 보내기도 했다. 기자들은 하지윤의 빈틈없는 대답에 감탄하며 문소남의 유능한 오른팔 중 하나답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원아의 마음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