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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당신이라면 참을 수 있겠습니까?

어두컴컴한 불 빛아래 술에 찌들어가는 끈적이는 밤, 장정안은 팔에 붕대를 싸맨 채 바에 홀로 앉아 있었다. 짙은 검은 속눈썹에 가려진 심오한 눈 빛 덕에 잔인한 폭군 같은 기운이 좀 가신듯 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제 도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그의 반대편에 자리잡고 앉은 뽀얀 피부의 그녀가 명함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고 장정안은 명함을 통해 그녀가 경호 변호사 사무소의 고급 변호인 소현임을 알게 되었다. 문득 떠오르는 잊고 있었던 지난 날의 기억들. 장정안은 그들과 대학 동기였고 공부를 잘하기로 소문 난 소현과 이문기는 법학과에서도 알아주는 커플이였고 대학 4년 내내 그들은 솔로인 주변 동학들에게 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였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두 사람은 졸업과 동시에 갑작스레 헤어졌고 늘 존재감이 넘치던 소현은 출국을 하면서 소식이 아예 끊겨버렸다, 한 편 이문기는 술에 쩔어 하루하루를 보냈고 한참 뒤에야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일과 일상으로 복귀했다. 장정안은 그녀에게 제안을 했다. “변호사님이셨군요, 마침 저한테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만, 아내한테 제 모든걸 다 줄 정도로 잘해줬지만 은혜를 모르는 그 여자가 딴 놈이랑 바람이 나서 저랑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저는 전혀 이혼 할 마음이 없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소 변호사님을 제 전담 변호사로 고용하고 싶습니다, 보수는 원하시는대로 드릴게요.” 그러자 소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장정안 씨도 아시잖아요. 사랑은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걸요, 장정안 씨 정도면 주변에 여자가 늘 넘치실텐데 굳이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 여인한테 목을 맬 필요가 없지 않나요?” 그녀의 말을 들은 장정안도 한 마디 건넸다. “변호사 님도 연애를 해보셔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건지 저보다 더 잘 아실텐데요.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인 거죠. 찬장에 맛깔 좋은 케이크가 있는데 당신은 그 케이크를 보는 순간 너무 먹고 싶었지만 알바생은 그 케이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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