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0화 커피도 못 마셔요?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소남은 눈을 들어 원아를 바라봤고,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사이에 따뜻한 애정이 흐르고 있었다.
원아가 그를 쳐다보자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제자리에 놓기 시작했다.
소남은 물을 다 마시고 여전히 서류더미와 싸우고 있는 원아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그래도 커피가 더 맛있긴 한데.”
원아는 그가 커피 중독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 물컵을 치워 원래의 위치에 돌려놓으며 말했다.
“대표님 지금의 몸상태로는 생수를 마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커피도 못 마셔요?”
소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다리뼈가 아주 살짝 골절된 것일 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네, 정 생수가 맛이 없어서 못 마시겠으면 주스와 우유 이 둘 중에서는 선택하실 수는 있어요.”
원아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소남이 커피를 좋아하는 반면 주스와 우유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는 커피만 좋아했고, 커피가 없으면 생수나 술을 마신다. 그의 이런 식습관을 원아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럼 됐어요.”
소남은 역시 이 두 가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오랜만에 소남의 이런 모습을 보니 원아도 살짝 웃었다.
원아는 서류를 놓은 후 또 소남의 노트북을 다른 한쪽에 놓아두고, 이따가 간호사가 와서 편하게 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소파로 돌아와 티나가 챙겨온 모든 개인 물품을 빈 캐비닛 중 하나에 넣은 뒤 노트북을 켜고 일하기 시작했다.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원아는 소파에 앉아 종이 서류를 보면서 노트북 키보드에 번역된 내용을 타이핑했다.
서류 한 부를 완성한 후, 그녀는 티나에게 이수빈의 이메일 주소를 물어보고 번역한 문서를 발송한 후 다른 문서 번역을 계속했다.
소남은 아무 말 없이 서류를 보았고 다만 서류를 보다가 가끔씩 고개를 들어 원아를 바라보기도 했다.
눈길이 닿는 곳에 원아가 있어서 소남은 좋으면서도 안심이 되었다.
‘이번 교통사고가 좀 창피하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군.’
간호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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