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진아연은 그의 뜨겁고 진지한 눈빛에 입술이 바짝 말라들었다.
"먼저 가자고한 일 말인가요?"
그리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해명했다.
"제 친구가 문자로 공연이 끝나면 당신과 같이 사진 찍고 싶다고 했어요. 당신은 낯선 사람과 사진 찍는걸 싫어할거라 생각했고. 나도 왜 당신과 함께 있는지 해명하고 싶지 않았어요."
"왜?"
얼음 같은 한 글자였다.
"말하자면 너무 길잖아요… 게다가 당신과 저는 차이가 너무 크잖아요. 신분뿐만 아니라… 나이도 그렇고. 제 친구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우린 아직 많이 유치한데… 만약 우리 둘의 관계 때문에 친구가 당신을 자주 찾아가면 짜증 날 거잖아요? 시끄러운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좋은 거 아니에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언제든지 이혼할 수 있다는 거였다. 평생을 맹세한 사이가 아니니까.
오늘 친구에게 그들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내일 바로 이혼하게 되면… 얼마나 쪽팔린 일인가.
모든 게 끝난 후 말하는 게 나았다.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대답은 그를 많이 진정시켰다.
그녀의 생각이 완전히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친구들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녀 외에는 어리고 유치한 사람들을 알고 싶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가!"
그의 얇은 입술이 뻥긋했다.
그녀는 면죄부를 받은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바나나 껍질을 벗기고 집요하게 그에게 건넸다. "제가 산 바나나예요. 바나나 좋아하거든요. 일반 바나나보다 더 맛있어요. 먹어봐요."
그녀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나나 껍질이 조금 검게 변한 것을 본 그는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녀의 호의를 차마 저버릴 수가 없었다.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받아 자그맣게 한입 물었다.
입에 들어왔을 때 약간 신맛이 났다.
씹고 나니 조금씩 단맛이 나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는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지고 찰기가 있었다. 식감은 확실히 일반 바나나와 달랐다.
"껍질 쪽이 조금 갈변하긴 했지만 속이 상한 건 아니에요." 그녀의 눈은 밤하늘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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