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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장

그녀는 재빨리 손을 뗐다. "박시준 씨...! 마, 만지지마요!" 그녀는 그가 괴물이라도 되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이 아팠다고 했다. 그가 어떤 병에 걸렸더라도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것도 그의 아버지를 말이다. 그 말을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반응에 그는 숨이 막혀왔다.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아마 그녀는 듣지 않을 것이다. 직원이 커피를 가져와 각자의 앞에 놓고 갔다. 그녀는 커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는 그녀가 진정되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박시준 씨, 부모를 죽였다면... 세상에 두려운 게 있기라도 해요?" 그녀는 조금 진정이 되는 듯 했지만 마음만큼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이 남자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그는 그녀에게 매번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게 아니라면 두려움을! "이유도 묻지 않고... 날 죄인 취급을 하는 거야?" 그는 차갑게 말했다. "이유가 뭔데요?!" 그녀는 최대한 큰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마음 속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아니, 무슨 이유가 됐든! 살인은... 잘못된 거예요! 만약 잘못한 것이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되잖아요! 왜... 사람을 죽인 거죠?!" "법이 그를 처벌하지 못 한다면?" 그는 오히려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왕은지가 법의 처벌을 받지 않고 잘 산다면... 넌 그녀를 죽이고 싶지 않아?" "아니요!" 진아연은 충혈된 눈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왕은지는... 어머니를 죽였어요! 다르다고요! 근데... 당신 아버지는요? 그가 뭘 했든...어떻게 자식이 부모를 죽여요!" "시은이를 학대했어." 그는 그녀의 눈을 지그시 쳐다보며 잔을 손으로 꽉 움켜쥐고 천천히 말했다. "시은이를 핑계로 삼지 말라고 했지만... 어릴 적 시은이는... 지옥 그 자체였어." 진아연의 마음속의 있던 모든 분노, 오해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 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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