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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그녀는 아버지가 남긴 것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아무도 그녀의 것이라면 빼앗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그녀가 일부러 험한 말을 할수록 박시준은 그녀를 무섭게 보기보다는 우습게 봤다. "왜 웃어요?" 진아연은 그의 올라가는 입고리를 보며 불안해했다. "웃겨서."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독선적이지 않나, 똑똑한척 하질 않나, 그러다 결국엔 자기 무덤은 지가 파고 말지." 처음에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여기서 지 무덤 얘기가 왜 나오는건데? "됐고. 방에 들어가! 너만 보면 머리가 아파." 박시준은 표정이 급 어두워지면서 목소리를 깔았다.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당신 머리가 그렇게 아픈거라면 그건 병이에요." 진아연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당신 전문 주치의 있잖아요? 지금 부를까요?" 박시준은 꾹 참는 듯 이를 깨물며 말했다. "가라고!" 방으로 돌아온 진아연은 기분이 제대로 다운되였다. 그녀는 노트북을 접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 사실 오래 전부터 그녀는 박우진을 사랑하지 않았다. 오늘 만약 진희연이 전화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두 사람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을 것이다. 박우진이 도박 때문에 붙잡혀 위험한 상태라 생각하니 이상하게 기분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과거의 모든 기억들이 천천히 떠올랐다. 생각하기 싫은 추억도 있지만 말이다. 과거의 모든 일들이 가짜처럼 느껴졌고, 그녀는 현재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다. 현실이 어떤 모습인지도 모른 채, 거짓 속에서 살아가는 기분 말이다. 복잡한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그녀는 천천히 잠이 들었다. 새벽 2시, 박시준의 정원으로 차가 한 대가 주차되었다. 이모님은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경호원에 의해 잠이 깼다. 이모님은 서둘러 방에서 나와 잔뜩 화가 나 있는 박 사모님을 봤다. "당장 가서 진아연을 불러와!" 그리고 박 사모님은 소파로 가 앉았다. 이모님은 바로 진아연의 방으로 들어갔다. 5분 뒤, 눈을 비비며 진아연이 거실로 나왔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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