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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곰곰히 되새겨보던 진아연은 숨이 가빠졌다. 박시준이 진짜 자신을 좋아한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지 입으로 그랬던 유치하고 어리석은 일을 했을리가. 그녀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임신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원래 날씬한 데다 식단 조절을 하다 보니 임신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5, 6개월이 됐을 때에도 조절된 식단 조절과 헐렁한 옷으로 배를 가릴 수는 있다. 하지만 7개월, 8개월, 9개월 때는? 임산부가 아무리 날씬해도 임신 3분기에는 반드시 배가 많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때도 여전히 박시준 곁에 남아있으면 분명히 발각될게 뻔했다. 그녀는 망연히 거리를 걸었다. 코트는 손에 들려 있었고, 얇은 티셔츠만 입고 있었지만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박시준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매우 복잡했다. 어젯밤 그녀가 그에게 한 대답처럼. 감히 그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의 횡포와 강압적인 태도를 그녀는 매우 혐오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조금이지만 분명히 그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녀는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인정하기 어려웠을 뿐이었다. 뱃속의 아이가 두 사람을 대립하게 만들었다. 아이를 지켜내고 싶다면 그녀는 그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서 뇌가 내리는 지시를 몸이 완전히 따른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녀는 대체 언제부터 그를 좋아하기 시작했을까? 그녀도 답을 몰랐다. 분명히 낙태를 강요받았을 때, 그녀는 그가 죽도록 미웠는데. 그날 저녁. 진아연은 박시준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작은 선물함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선물함을 거실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이모님, 이건 박시준 씨에게 주는 거예요. 나중에 들어오면 저 대신 얘기해 주세요." 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잘 생각하셨어요. 대표님을 기쁘게 해드리셔야 이 집에서도 더 편하게 지내실수 있잖아요.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게 아닌 자신을 위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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