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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장

박시준은 악몽을 꾸었다. 꿈에서 진아연은 그의 이름을 차단 명단에 넣었다. 그는 진아연은 만나지 못할뿐더러 이젠 전화 통화도 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영원히 연락이 끊겼다. 그는 마음이 조여오듯 아팠다. 마치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이내 눈을 떴다. 그의 깊은 눈망울 속에는 무한한 고통스러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찾아 진아연의 번호를 눌렀다. 이미 저녁 7시였다. 진아연은 하루 종일 잤다, 아마 지금 집에 있을 것이다, 정신도 어느 정도 돌아왔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귓가엔 차가운 시스템 안내 음성만이 들려왔다. 휴대폰을 잡은 손가락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 꿈이 현실로 되었구나! 진아연이 진짜로 자기를 차단해 버렸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통화가 안 될 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불을 차 버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집 전화로 진아연에게 전화를 해 봤다. 버튼 하나, 하나를 누를 때마다 마치 가슴이 쿡쿡 찔리는 듯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불길한 예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전화번호를 모두 눌렀다... 전화가 걸렸다! 정말 걸렸다! 전화기를 잡은 그의 손가락은 이미 허옇게 번졌다. 그리고 그의 두 눈은 시뻘겋게 변해 버렸다. 예전의 박시준이었다면 전화기를 부숴 버리거나 진아연을 부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어떻게든 참고 전화가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벨 소리를 들은 진아연은 한 손은 이불을 움켜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의 약간 갈린 목소리가 전화 반대편에 울려 퍼졌다. "진아연!" 휴대폰을 통해 박시준의 힘찬 목소리가 그의 분노와 함께 고스란히 전해졌다. "너 당장 차단 안 풀어?!" 진아연은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빨리 들키다니! 그녀는 재빨리 진정을 하고나서 말했다. "박시준 씨, 제가 왜 그래야 되는데요? 그럴 필요가 있나요? 우리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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