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8장
"좋아요, 그럼 당신도 얘기하지 마세요." 라엘이는 그의 큰 손을 꼭 붙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았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죠,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요. 살아있는 매 순간을 소중하고 여기고 행복하게 지내면 되요, 죽고난 다음의 일은 우리가 신경쓸 바가 아니라구요."
김세연은 때로는 라엘이가 더 성숙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는 늘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하며 이것저것 피하느라 제대로 느끼며 살지 못한 것 같았다.
"나도 이젠 많이 변했어. 안그럼 페이스북에 공개하지도 않았을 거야." 김세연은 침착하게 말했다. "결혼이라고 해서 다 평생 가는 건 아니야. 당신도 언제든 그만하고 싶으면 헤어져도 괜찮아."
그의 말은 라엘이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한 대 때렸을 것이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마친 첫 날부터 이런 재수없는 얘기를 굳이 왜 하는 건지...
"말할 줄 모르면 그냥 입 다물고 계세요." 라엘이는 그를 째려보고는 누워서 휴대폰을 놀기 시작했다. "당신이 우리 결혼한 거 공개하고 저한테 많은 메시지들이 왔어요."
김세연은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며 물었다: "무슨 메시지?"
"그냥 옛날 동창들이랑 친구들이요! 당신이랑 결혼한 거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사실이면 나중에 결혼식에 와도 되냐구요... 아마 당신 팬인가 봐요." 라엘이는 메시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하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다.
아직 결혼식에 대해 정해진 게 없어 사람들에게 함부로 장담할 수 없었다.
"답장하기 싫으면 하지마." 김세연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당신 가족들이 다 주목받고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우리 결혼식에 언론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을게."
"네, 기자들은 초대하지 않아도 되요. 그때 가서 제 부모님 측에서 초대할 하객 명단이랑 당신 부모님이 초대할 하객 명단 정리하고 우리 두 사람 친구들만 초대하면 되잖아요?" 라엘이는 뭐든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이것은 그녀가 어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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