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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4장

이렇게 되니 서은준은 말하는 것조차 귀찮아졌다. 그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아빠는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서 어르신은 소파에 앉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 와. 우리 얘기 좀 하자." "무슨 할 얘기가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요." 서은준은 귀찮은 듯 다가갔다. "너의 엄마한테서 전화 왔었어." 서 어르신은 아들이 걸어오자 물었다. "너 혹시 엄마 전화번호를 차단했니? 너랑 연락이 안 돼서 다른 번호로 걸었는데 네가 받지 않는대." "네, 차단했어요." 서은준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다른 일은요?" 서 어르신은 숨이 가빠졌다. "엄마가 전화 와서 슬프게 울었어. 나한테..." "듣고 싶지 않아요." 서은준은 아빠의 말을 가로챘다. "다른 일 없으면 전 방에 들어갈게요." "은준아!" 서 어르신이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빠른 걸음으로 아들 앞에 다가갔다. "네 엄마가 많은 말을 했어. 설전에 일부러 너랑 의논하지 않고 나한테 데려가라고 한 게 아니야. 너희 두 사람 여러 번 다퉜다고 했어. 넌 네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네 엄마는 널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했지. 네가 나쁜 길로 나갈까 봐 이런 결정을 한 거야. 엄마가 너랑 의논했다면 넌 엄마 말에 안 따르거나 가출했을 거야." "저에 대해 참 잘 아시네요." 서은준이 차갑게 비꼬았다. "네 엄마잖아. 그런데 어떻게 널 모를 수 있겠어? 네 엄마도 네가 더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한테 보낸 거야." 서 어르신이 말했다. "그리고 나도 일부러 널 버린 게 아니야. 내가 네 엄마랑 헤어질 때 네 엄마가 임신했다는 걸 몰랐어. 네 엄마는 나중에 널 낳았고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어.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서 그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 네가 내 아들이라는 걸 알았을 때 데려오려 했지만 네 엄마가 죽음으로 협박하며 널 나한테 주려 하지 않았어." 서은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엄마는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네 엄마는 널 사랑해.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굳이 널 키웠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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