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장
그녀는 더 이상 두 사람이 내는 어떠한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 소리들은 "네가 박시준의 여자 친구면 뭐해?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진아연인 걸!" 라고 그녀를 계속 조롱하고 있는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영혼없이 소파로 걸어가서 앉았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몸은 얼음처럼 뻣뻣하고 차가워졌다.
새벽 2시.
드디어 침실 문이 열렸다.
진아연이 지친 몸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소파에 앉아 있는 심윤을 보자 그녀의 발걸음은 순식간에 멈췄다.
"진아연, 내 남자 친구 가지고 노니깐 좋아 ?" 심윤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증오가 가득 찬 눈으로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자리를 고작 20분 비운 사이에, 이렇게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네! 술 취한 걸 알면서도 유혹하다니! 원래 이렇게 더러운 여자였어?!"
진아연은 해명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도 안먹힐 게 뻔했다!
본인이 불륜 현장에서 잡힐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이러니했다.
"죄송해요."
"사과한다고 뭐가 달라져?" 심윤의 눈가에서 두 줄의 눈물이 떨어졌다. "내가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그를 차지한 건 맞지만, 그건 너희 사람이 이혼한 후에 일어난 일이야! 진아연, 난 네게 상처를 준 적 없는데, 넌 왜 이렇게 날 괴롭히는 거야?!"
"죄송해요." 진아연은 그녀의 옆에서 멈칫하며 다시 사과했다.
"오늘 밤 일은 없던 걸로 할게! 대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시준 씨를 포함해서! 그가 깨어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할거야!" 심윤은 아연을 비웃듯이 말했다. "어쩌면 필름이 끊겨, 깨어났을 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몰라."
"네. 그러죠." 진아연은 대답한 뒤 방에서 나갔다.
호텔에서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는 몸을 감싸안으며 고개를 살짝 들어 숨을 크게 내쉬었다.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길가의 아무데나 자리를 찾아 앉았다.
집에 가고 싶지 않았고, 호텔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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