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8장
"라엘이가 공정해졌는데 당신은 별로 안 기뻐 보여." 박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한이가 아직 공정하지 않잖아."
"내가 왜 기쁘지 않겠어요. 당신이 아이들과 잘 지내면 내가 얼마나 편한지 모르죠? 애들 방학 때 당신이 애들과 놀아주면 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진아연이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당신이 그렇게 아이를 좋아하니 연말에 <모범 아빠 상>을 시상하도록 할게요."
"고마운데 상은 됐어. 애들은 내 아이들이니 나도 아이들을 돌볼 의무와 책임이 있으니까." 박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날이 얼마 안 남았어. 한이는 이미 우리가 필요 없고 오히려 우리가 그 아이를 더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라엘이도 우릴 별로 필요 없어 하는 것 같고. 만약 우리가 엄하게 교육하지 않았다면 라엘이는 방학 때마다 나가 놀았을 거야. 우리가 이번에 신혼여행을 갈 때도 김세연을 집에 불렀잖아. 기말시험이 끝난 게 아니라면 아마 김세연이랑 여행이라도 갔을 거라고."
진아연은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박시준의 말을 듣고 나서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
"지성이만 아직 우리를 보물처럼 여겨. 라엘이가 매일 놀아줄 시간이 있다면 아마 지성이도 우리랑 놀려 하지 않겠지." 박시준이 말을 이었다. "애들은 빨리 자라. 몇 년이 더 흐르면 지성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친구도 있을 거고, 그러면 우리한테서 점점 멀어질 거야.
"왜 조금 슬퍼 보여요? 애들이 그렇게 좋아요?" 진아연이 놀렸다. "당신도 커서 독립했잖아요. 본인도 그런 사람인데 왜 애들은 집착해 주길 바라는 거예요?"
박시준은 할 말이 없었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독립하려면 한참 멀었어요. 쓸데 없는 생각 하지 말아요." 그가 정말 슬퍼 보이자 진아연은 진지하게 위로했다. "나중에 다 독립해서 우리 곁을 떠나게 되면 우리 둘이 세계 여행이나 하죠."
박시준이 대답했다. "그건 나중에 다시 생각해. 아직은 그 정돈 아니야."
"애들이 아직 우리 옆에 있는데 뭐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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