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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7장

안타깝게도 그는 겁이 많고 고통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죽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음에도 발걸음을 뗄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한동안 길가의 벤치에 앉아 있던 그가 마침내 용기를 내어 박시준의 번호를 찾아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외로, 박시준은 곧바로 그의 전화를 받았다. 박우진은 순간 어떻게 입을 떼야 할지 몰라 잠시 얼어붙었다. "우리... 우리 아버지가 편찮으세요..." 행여나 박시준이 전화를 끊어버릴까, 박우진은 재빨리 감정을 조절한 뒤 그에게 간청했다. "반년 전에 폐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이제 더 이상 치료비를 감당할 돈이 없어요. 박시준 씨, 제발 우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두 사람이 나를 끔찍이도 싫어한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는 정말로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박시준 씨, 제발 우리 할머니를 봐서라도 조금만 도와주세요!" "감히 어디서 할머니를 입에 올려?!" 박시준의 눈가에 한기가 서렸다. "네가 네 할머니를 죽이지만 않았어도, 네 할머니는 아직 멀쩡히 살아계셨을 거야!" "정말 죄송해요! 저도 제가 할머니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데, 우리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 그럼 전 이 세상에 가족이라곤 아무도 없다고요!" 박우진이 울부짖었다. 그가 '어머니도 돌아가셨다'라는 말을 꺼낸 건, 박시준에게 그의 어머니가 이미 할머니의 원수를 갚았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네 아버지 문제는 네 아버지가 직접 와서 얘기하라고 해." 박시준은 박우진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를 만났다가는, 자신이 그를 죽여버리진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싫다고 하셨어요... 부탁할 염치가 없으시다면서요... 당시에 당신을 고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게 만든 걸 지금까지 후회하고 계세요. 진심으로 박시준 씨에게 사과하고 싶어 하시죠. 하지만 당신이 받아주지 않을까 두려우신가 봐요..." 박우진이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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