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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6장

배태준은 박시준이 올 거라는 말을 듣지 못했기에 진아연이 떠났다는 말을 미리 해주지 않았다. 박시준은 자신이 Y국에 온 것이 진아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표정을 잘 숨길 수 없었다. "현이 찾으러 온다고 하지 않았어? 안 찾는대요?” "모르지. 떠날 때 그런 말을 안 했어. 내가 밥을 사주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 그래서 이미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에 공항에 전화해서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떠난 뒤였어.” 배태준은 진아연이 현이를 어디까지 찾았는지 몰랐다. "여기까지 왔으니 휴가 겸 며칠 묵다 가.” 배태준은 열성스레 박시준을 소파로 이끌었다. “진아연 때문에 온 거야? 아니면 현이 일 때문에 온 거야?” "진아연이 왜 갑자기 현이가 자기 딸이라고 의심하는지 궁금합니다.” 박시준은 표정이 담담했다. “3년 전 현이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이제서야 보게 된 게 아니라고요.” "아... 그렇다면 나한테 사실대로 말한 게 아니군, 나랑 친하지도 않고 현이 찾으러 온 사실을 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거야.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여러 번 당부했거든. 찾아가서 물어봐도 아마 알려주지 않을 거야.” "직접 찾아가서 물어볼 생각은 없어요.” 박시준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2년 전, 진아연이 그를 블랙리스트에 넣고 그와 대화하는 걸 거부한 뒤로부터 그는 그들이 앞으로 낯선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까진 무슨 일이야? 진아연이 떠나지 않았다면 둘이 마주쳤을 거잖아?” 배태준이 실눈을 뜨고 물었다. “네가 이렇게 왔다는 건 진아연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잖아. 그러면 귀국하고 나서 다시 찾아가본가 해.” "A국으로 돌아갔습니까?” 박시준은 산이 형의 말에서 이런 결론을 추측했다. "그래, A국으로 돌아갔어. 어디에서 무슨 소식을 들었고, 그래서 현이가 A국에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 배태준이 추측했다. “너도 A국에서 찾아보지 않았어?” "못 찾았어요.” 박시준이 우울하게 말했다. “현이가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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