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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장

"내일 주말인데 시간 있어요?" 진아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전 아니면 오후?" 그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매력적인 중저음이었다. "오전이 좋을 걸 같아요!" 술에 취한 아연은 평소보다 과감해졌다. "주민등록등본하고 혼인관계증명서는 꼭 챙겨 와요. 이야기가 잘 되면 내일 오전으로 이혼 절차 마무리할 수도 있으니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투에 약간 놀랐다. 전에 지운이가 말한 거랑 전혀 달랐다. "진아연, 너 후회할 거야." 시준은 손에 힘을 꽉 주면서 말했다. "내가 왜 후회해요?" 시준이의 말은 오히려 진아연을 더 자극했다. "내일 이혼하면 난 폭죽이라도 터뜨리며 축하할 거예요, 하루 종일!" 진아연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의 갑작스런 감정 변화에 박시준은 눈치를 챘다. "진아연, 너 설마 술 마셨어?" 과거의 진아연은 술을 절대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던 진아연이 지금 술을 마시고 취하기까지 했다. 박시준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폭발했다. 전화 반대편쪽에서 진아연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당신이 누군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어! 내가 마시고 싶으면 마시는 거지, 어디 감히 나한테 뭐라 해!" 박시준은 이를 악물며 "그래, 내일 이혼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누구도 진아연한테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는 앤 테크놀로지 대표이고. 자산이 수 천억이다. 박시준과 진아연은 법적으로는 아직 부부 관계가 맞긴 했지만, 사실은 유명무실이었다. 아니다, 무명무실이 더 맞는 것 같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 결혼 관계, 이제 마침표를 찍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짝짝짝짝'! 진아연은 박수를 쳤다. 반면 박시준은 얼굴이 완전히 잿빛이 되었다. 그는 화를 못 참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계속 통화를 하면 고혈압으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핸드폰 화면이 꺼진 후, 진아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몸을 자기의 침대에 내던졌다. "다 끝났다! 드디어 이혼할 수 있다!" 진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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