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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장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고 겁에 질린 진아연은 바로 그녀한테 물었다. "은서야, 방금 나한테 장난친 거지?" "누가 이런 일로 장난쳐요." 전화 저편의 최은서는 왠지 우울한 듯했다. "아무래도 유산해야 하지 않을까요?" "임신 테스트기로 검사하고 병원에 가서 검사까지 받았어?" "아니요." 최은서는 한숨을 내쉬고 고뇌에 빠졌다. "오늘 약국에 가서 감기약 살 때, 임신 테스트기도 샀어요.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진짜 임신했을 줄이야!" "그럼 아기 아빠는 누구야?" 진아연은 그녀의 얼렁뚱땅한 태도와 자기 자신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다. "말하고 싶지 않아요." 최은서는 의외로 단호한 태도로 답했다. "은서야, 박시준 씨에 관한 뉴스를 봤지?" 진아연은 진지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이제 A국에도 없고 아마 앞으로 너를 보살필 수 없을 거야. 그리고 전에 약속한 생활비도 아마 힘들 거야. 이제 네 인생은 스스로 나아가야 해." "저도 알아요. 앞으로 귀찮게 하지 말라는 거죠!" 최은서는 서운한 듯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아니야. 시준 씨의 동생인데, 너를 도울 수 있는 일은 당연히 도울 텐데 대신 나와 약속해. 전에 다니던 모델 회사에 다니지 마. 한 번의 실수는 용서할 수 있지만, 계속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야." 진아연은 최은서가 걱정인지 그녀한테 당부했다. "앞으로 다니지 않을게요." 최은서는 지금의 상황이 몹시 골치 아팠다. "근데 배 속의 아이는 어떡하죠? 진짜 낙태해야 할까요?" "은서야, 몸은 네 거고, 아이도 네 아이야. 유산하든, 낳든, 남에게 묻는 것보다 네 의사에 따라 결정해.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도 알려주지 않는데 내가 무슨 수로 널 도울까?" 진아연은 말하면서 과거의 임신 시절을 떠올랐다. 당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박시준의 반응이 궁금해 물었었지만, 그가 단칼에 원하지 않는다고 할 줄이야. 그때의 진아연도 사실 아이 때문에 많은 밤을 설쳤었다. "그래요. 일단 잘 생각해보고 결정할게요." 최은서는 말을 마치고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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