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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장

그녀는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 후, 그를 밀어냈다. "얼른 전화받아요, 난 옷 갈아입고 올게요."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걸려 온 전화를 힐끗 보고는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박한이 오늘 최운석을 데리고 DNA 검사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수화기 너머 부하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 생각에 DNA 검사를 하게 한 동기가 탐탁지 않습니다. 최운석이 본인의 친동생임이 확실한 걸 알고 있을 텐데, 굳이 대표님 곁에서 떨어뜨리더니, DNA 검사까지 받게 하다니요." 박시준은 아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거울을 마주한 채, 등 뒤의 허리 끈을 풀고 있었다. "계속 지켜보다가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보고해." 시준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누구예요?" 그가 전화를 끊는 것을 본 아연이 그에게 물었다. "박한이 최운석을 데리고 DNA 검사를 하러 갔대. 당신, 최운석이 걱정된다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사람을 시켜 그들을 지켜보게 했거든." 그는 성큼성큼 그녀의 뒤로 다가와 허리 끈을 풀어주었다. "아, 박한이 당신한테 뭘 요구하진 않았고요?" 그녀는 내심 불안했다. "아직은 아니야." "그가 당신에게 돈을 요구하면, 줄 거예요?" 그녀가 무심코 그에게 물었다. "이전에 낡은 집을 팔아 생긴 돈은, 박우진이 머지않아 다 탕진해버릴 거예요. 돈이 다 떨어지고 나면 분명 당신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겠죠." "그들이 우리를 찾아오면, 그때 다시 얘기해도 늦지 않아."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지금부터 미리 걱정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빈대 같은 사람들! 최경규도 아직 떠나지 않았죠?" "아연아, 그들 때문에 기분 상해 할 필요 없어. 그들이 나에게 돈을 요구한다 해도, 나도 그냥 내주진 않을 거야." 그는 아연의 웨딩드레스를 벗겨준 후, 옆에서 잠옷을 꺼내어 그녀의 머리에 씌워주며 말했다. "오늘은 집에서 쉬어!" "그러려고요, 집에서 라엘이와 함께 있어 줘야겠어요. 한이가 떠났으니, 라엘이도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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