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수현은 마음을 정한 뒤, 즉시 밝은 곳을 찾아 핸드폰으로 그 시계를 디테일하게 찍었다.
비록 이 시계는 그날 그녀가 본 것과 완전히 똑같은 거 같지만, 그래도 그 두 사람은 마침 같은 시계를 살 수도 있었으니 그녀도 그날의 사람이 바로 온은수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었다.
사진을 찍은 후에야 수현은 걱정이 태산인 채로 침대에 누웠다.
다만, 이 충격적인 현실 때문에 그녀는 뒤척이며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무척 피곤해지며 어쩔 수 없이 꿈나라에 빠져들었다.
......
다음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쏟아지자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그는 자신이 어젯밤 연회에서 입은 옷 그대로 잔 것을 보았고 숙취는 이따금 두통을 가져왔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언짢았다.
수현은 원래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일어나 조심스럽게 그 시계를 은수에게 건네주었다.
"어젯밤 내가 온은수 씨를 침대에 올려놓았을 때 실수로 떨어뜨렸어요. 미안해요."
은수는 이 시계를 받자 또 유예린이 생각났다. 어젯밤 그가 술에 취했을 때 일어난 일부의 일들도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는 어젯밤에 술기운에 수현한테 홀려 하마터면 그녀와 무슨 일이 일어날 뻔했었다니?
이것은 정말 믿기 힘은 사실이었다. 유예린은 혼신의 힘을 다해도 그는 조금의 느낌도 없었지만, 앞에 있는 이 여자는 단지 그에게 조금 다가갔을 뿐인데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그 이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뜻밖에도 뱃속에 사생아를 품고 나쁜 마음을 품은 여자 때문에 그답지 않게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거듭 저질렀다.
은수는 얼굴이 어두워지며 시계를 내려놓았다.
"앞으로 함부로 내 물건 건드리지 마. 주제에 맞게 행동해."
말이 끝나자 은수는 즉시 일어나서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수현은 어리둥절해졌다. 이 나쁜 놈, 아침부터 왜 이러지? 왜 그녀에게 갑자기 화풀이를 하는 것일까?
원래 수현은 은수의 손목시계를 돌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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