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온은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서며 다급히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차수현 씨가 길에서 소매치기를 당해서 한참 멀리 끌려갔었거든요, 아무래도 뱃속의 아이를 살리기 힘들거니까 보호자분께서 오셔서 사인을 하시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온은수의 낯색이 급 어두워졌다.
차수현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온은수는 유예진과의 저녁 식사 따윈 안중에도 없었고 곧바로 병원에 가기위해 서둘렀다.
유예진은 얼른 손을 뻗어 온은수를 말리며 말했다. “은수 씨,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급한거에요? 저도 같이 갈까요?”
갑작스런 소식에 조바심이 난 온은수는 유예린에게 사사건건 설명할 겨를이 없었던지라 대충 둘러대며 옷을 입기에 급급했다. “걱정 안 해도 되니까 오늘은 그냥 쉬어요, 난 가봐야겠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은수는 황급히 자리를 떴고 유예린은 그런 온은수의 뒤를 쫓아갔지만 그는 이미 쏜살같이 사라져 그녀의 시선속에서 사라졌다.
열심히 공 들여 준비한 멋진 저녁 식사가 시작도 안 했는데 허무하게 끝나버리자 화가 난 유예린은 그저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나 방금 전 휴대폰 통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는데 상대는 분명 차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차 씨 성을 가진 여자, 현 시각 유예린에게 그보다 더 지뢰밭 같은 이름은 없었다.
설마 다쳤다는 여자가 차수현은 아니겠지?
아니야, 절대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없어, 유예린은 놀란 가슴을 스스로 억누르면서도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그녀는 이내 차수현에게 전화를 걸어 슬쩍 떠보기로 마음 먹었다.
신호음이 한참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지 않는 차수현,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옆에 있던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차수현 씨 가족분 되시죠? 빨리 와서 사인하세요, 한시가 급합니다!”
유예린은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 같았지만 애써 이성의 끈을 붙잡고 진정하려 했다. “혹시 어느 병원입니까? 제가 곧 가겠습니다.”
의사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전 연락한 사람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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