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그 시각 유예린은 어떻게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사칭한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캐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유예린은 옆에 있는 윤찬을 슬쩍 쳐다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방금 전 카드랑 이 집, 이거 다 저한테 주시는 거 맞죠? 그런데 뭘 한 것도 없는 제가 이런걸 덥석 받기엔 너무 부끄럽네요.”
그녀의 말에 윤찬은 연한 미소를 지었다. “한게 왜 없어요? 당신은 대표님을 살렸잖아요, 대표님은 본인의 여자한테 절대 인색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이 모든걸 충분히 받을 자격이 된단 말씀입니다.”
그를 살렸다고?
유예린은 대충 이 상황이 짐작이 갔지만 여전히 질문을 이어갔다. “그, 그럼 그 시계는 뭔데요?
윤찬은 자꾸만 질문을 하는 그녀가 귀찮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계는 대표님이 그녀한테 선물로 준 물건인데 굳이 왜 또 묻는 거지?
윤찬이 약간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자 유예린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난 당신들이 정말 사기꾼일 까봐, 혹시라도 마음이 변해서 날 감방에 처 넣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물어본거에요.”
“그럴리 없습니다, 그 시계는 대표님이 당신에게 준 증표이고 우린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알겠어요, 다만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제가 좀 상황 파악이 안 돼서요, 시간이 필요하니까 좀 혼자 있게 해줘요.”
사건의 대략적인 실마리를 파악한 유예린은 얼른 윤찬을 쫓다싶이 내보냈다.
그런 그녀를 보며서도 윤찬은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 오늘 처음 발견한 그녀이고 이 상황을 전부 받아들이기엔 감당이 안됀다는 것을 윤찬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무슨 일이 있으면 저에게 연락 주세요."
윤천은 공손하게 말하고는 곧 떠났다.
유예린은 윤찬을 보내고 곧바로 설레는 마음으로 안방에 있는 킹 사이즈의 커다란 침대에 털석 드러누웠다.
윤찬이 모든 상황을 디테일하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유예린은 대략 어떤 일인지 짐작이 갔다.
아마 그날 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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