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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저...커피 한 잔 하시라고요!” 온은수를 찾아온 진짜 목적에 대해서 차수현은 그저 얼버무리기만 할 뿐 도무지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온은수의 뛰어난 통찰력을 결코 피할 수는 없었고 그녀가 분명 찾아온 목적이 있다는 걸 온은수는 귀신 같이 알아차렸다. “말해, 무슨 일이야?” 평소 본인 앞에만 서면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벌벌 떠는 이 여자, 되도록이면 눈에 안 띄게 피해다니려 하더니 오늘은 웬 일로 먼저 다가와서 관심을 준다? 이건 무조건 진짜 목적이 따로 있는 것이 분명했다. 온은수가 어느 정도 눈치를 챘을 거라는 걸 인지한 차수현은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일 일요일이잖아요, 저랑 같이 저희 집에 다녀오실래요?” 온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한참 쳐다보았다. 우리 집이라…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 집 식구들 때문에 된 통 당하고 지하실에서 꽁꽁 얼어죽을 뻔했지 않았던가? 온은수는 그 집 식구들에게 좋은 인상이라곤 1도 없었다. “그 집이라면 내가 방문할 가치가 전혀 없지 않나? 별 일 없으면 그만 나가봐.” 감정이라곤 1도 없이 딱딱한 그의 말투, 이건 분명 거절 의사였다. 온은수의 의지가 확고한 것을 보고 조바심이 난 차수현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 “커피 맛있었죠? 그거 제가 탄 거에요, 그러니까 저희 집에 같이 가 주면 제가 직접 맛있는 요리 해드릴게요.” 차수현은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사실은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였다. 엄마의 물건들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간절한 그녀였다. 차수현이 직접 탄 커피라는 말에 그제서야 그녀에게 눈길을 주는 온은수, 초조한 듯 옷깃을 여미는 그녀의 손과 손에 남아있는 뜨거운 물에 데어서 생긴 물집이 눈에 들어왔다. 나에게 커피 한 잔 타주려고 이렇게까지? 무척이나 초조한 그녀의 모습을 본 온은수의 눈 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나가봐.” 끝까지 자신의 부탁을 거절한 온은수가 야속하기만 한 차수현, 그러나 더 말해봤자 본전도 못 찾을 거라는 걸 잘 아는 차수현은 어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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