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차수현은 온은수에게 또 영문도 모른 채 트집을 잡힐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순순히 의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집사가 작은 구급상자를 들고 왔다. 차수현이 상자를 받으려 할 때, 남자는 갑자기 그녀의 맞은편에 앉더니 손을 내밀어 그녀의 다리를 들고 그녀의 다친 발목을 그의 무릎에 놓았다.
이 약간 야릇한 동작을 보고 차수현은 깜짝 놀라 재빨리 발을 빼내려고 했지만, 온은수는 그녀의 종아리를 쥐고 도망갈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
온은수는 고개를 숙이고 차수현의 발목을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확실히 심하게 접질려 이미 아주 많이 부어있었다.
남자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아플 수 있어. 함부로 움직이지 마."
차수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온은수는 차수현의 발을 잡고 힘껏 눌러 그녀의 어긋난 뼈를 바로잡았다.
차수현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가슴을 파고드는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눈물이 찔끔 나왔다. 온은수에게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거냐고 묻고 싶었는데, 남자는 이미 손을 놓고 구급상자에서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차수현은 발목을 움직여보았다. 그녀는 방금 조금만 움직여도 죽을 것처럼 아프던 통증이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럼, 방금 온은수가 나를 치료해 준 거야?
차수현이 아직 완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온은수는 이미 적합한 약을 찾아 꺼내 그녀의 품에 던졌다.
"이 약을 매일 발라."
온은수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더 이상 차수현을 신경 쓰지 않았다.
차수현은 온은수가 그녀에게 던진 물건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현재 임산부이기 때문에 함부로 약을 사용할 수 없다.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연고에 임산부가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작은 글씨로 쓰여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또 묵묵히 조용해졌다.
다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온은수는 뜻밖에도 그녀의 발목 부상을 치료해 주었고, 심지어 직접 그녀에게 쓸 수 있는 약을 골라 주었다.
생각할수록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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