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화
은수는 집요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수현의 연기가 이렇게 좋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들이 함께 지낼 때, 그녀도 쑥스러워했고, 심지어 그와 살이 닿아서 얼굴을 붉히기도 했으며 그가 상처를 입었다고 특별히 음식을 만들어 자신에게 먹이기도 했다.
그는 그녀가 한순간도 그에게 동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수현은 은수의 상처받은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자신의 허리를 세게 꼬집으며 통증으로 애써 정신을 차리려 했다.
‘조금의 감동도 느끼지 못했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러나 미자의 협박을 생각하면 그녀는 이 감정에 목숨을 걸 용기가 없었다. 만약 그녀가 졌다면, 그녀의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칠 것이다.
이는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결과였다.
수현은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응, 난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을 싫어했어요. 당신의 곁에 있는 매 순간은 나에게 그냥 고문이었다고요."
수현은 자신의 가슴이 아픈 것을 느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막말을 했다.
어차피 그녀와 은수 사이에는 악연만 있을 뿐 결과가 없을 운명이었으니 지금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그들에게 좋은 일이었다.
적어도 은수는 더 이상 자신에게 잘해줄 필요가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다.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은수는 낮은 소리로 외치며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수현의 뒤에 있는 벽을 세게 쳤다.
이 주먹은 힘이 넘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수현은 눈을 감았다. 그녀는 심지어 은수의 손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이 모든 것은 모두 너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 내가 당신에게 접근한 이유는 단지 은서를 위해서 유용한 것을 얻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는 나 때문에 온가의 모든 것을 포기했으니까요."
은수는 안색이 점점 하얘졌고, 손에 힘을 주어 벽에 내리쳤다. 그는 매우 아팠지만 이런 통증은 지금 그의 가슴이 아픈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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