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온은수는 육무진과 할 말이 없어 억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육무진이 갑자기 위치추적을 해서 시계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자, 순간 표정이 변했다.
그 시계는 아버지가 경매에서 낙찰 받아 그에게 준 환영 선물이었고, 온은수는 그것에 대해 별로 깊이 연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만약 그곳에 정말 위치 추적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면, 그 여자의 행방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마음이 없어져 벌떡 일어섰다.
"내가 일이 좀 있어. 너는 여기서 천천히 마셔라."
말을 마친 온은수는 바로 떠났다. 육무진은 그가 갑자기 오라고 하더니 또 갑자기 가는 것을 보고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더욱 그를 멘붕에 빠지게 한 것은 온은수가 방금 떠났는데, 바로 뒤이어 술집 직원이 오더니 육무진에게 계산서를 내민 것이다.
육무진은 계산서를 한번 보고 즉시 이를 갈았다. 이 빌어먹을 온은수! 설마 기분이 좋지 않다고 고의로 나에게 화풀이를 한 거야?
온은수는 육무진 쪽의 상황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걸으면서 윤찬에게 전화를 걸어, 그 시계의 위치 추적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윤찬은 명령을 받고 즉시 사람을 불러 해외에 연락하게 했고, 금방 온은수에게 소식을 알려주었다.
"대표님, 손목시계에는 확실히 정밀 위치 추적 장치가 있는데, 그쪽에서 활성화하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답니다.”
온은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 일은 너에게 맡길 테니까, 반드시 가능한 한 빨리 그 여자를 찾아내도록 해."
전화를 끊은 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온은수의 눈동자 속에서 차가운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위치 추적 장치가 있으면 그날의 여자애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아하니 그 해프닝은 이제 곧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
이튿날 아침
전날 밤 잠을 잘 자지 못한 차수현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일어난 후, 온은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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