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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마치 그들이야말로 화목한 가족 같았고 은수는 심지어 수현의 어머니를 본 적도 없었다. 은수는 핸들을 꽉 잡으며 손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잠시 후, 전화벨 소리에 그는 그나마 진정을 되찾았다. “도련님, 유예린 씨는 지금 이쪽에서 자살을 한다고 난리를 부리고 있습니다. 만약 대표님을 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죽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찬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젯밤 은수가 떠난 뒤 그는 줄곧 이곳에서 유예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예린이 한동안 소란을 피우다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밤새 쉬지 않고 난동을 부렸다. 심지어 윤찬이 오늘 사람 시켜서 호텔로 음식을 보냈지만 그녀는 먹지도 않고 모두 바닥에 엎어버렸고 또 죽어버리겠다며 그를 협박했다. 윤찬은 도무지 그녀를 대처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은수에게 전화를 하며 상황을 보고했다. 은수는 윤찬의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내가 곧 간다고 전해줘.” 마침 그도 알아야 할 일이 좀 있었다. 윤찬은 은수가 온다는 것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른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 예린에게 알려주었다. “유예린 씨, 도련님께서 곧 오신다고 합니다. 일어나서 뭐 좀 드시겠습니까?” 예린은 계속 천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다가 은수가 온다는 말을 듣고 즉시 일어나서 앉았다. 은수는 역시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을 믿지 않았다. 예린은 자신의 구겨진 잠옷을 바라보았다. “빨리 가서 깨끗한 옷 한 벌 가져와요.” 윤찬은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에서 이내 활기찬 모습으로 변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의 말을 무시하지 못하고 즉시 사람들에게 깨끗한 새 옷 한 벌 보내오라고 한 다음 하인들더러 그녀에게 입혀주라고 지시했다. 모든 일을 조율한 뒤, 윤찬은 밖으로 나가서 은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예린은 옷을 갈아입은 뒤 거울 속 자신의 초췌한 얼굴과 엉망진창인 머리카락을 보고 하인에게 화장하고 꾸며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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