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기자회견장은 분노로 들끓었고 모든 시선이 정라엘을 향해 날카롭게 쏟아졌다.
강기준의 눈빛도 싸늘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어떻게 감히 혼자서 호랑이 굴에 들어올 생각을 해?’
“젠장!”
육지성은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더니 앞으로 나서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강기준이 움직였다.
“...”
‘뭐야? 눈치 없이 뭐 하는 거지?’
‘이럴 때는 나에게 양보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야?’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시끌벅적하던 기자회견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강기준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정라엘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차분히 고개를 들었는데 눈동자가 너무나 맑고도 깊었다.
정라엘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고 소란스럽던 사람들은 그녀의 시선이 닿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강기준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이런 모습의 정라엘을 처음 보았다.
기자들과 다른 사람들 또한 놀라워했다. 도대체 왜 정라엘에게서 이런 위압감이 느껴지는 것인지.
그녀는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마지막으로 시선을 안재민에게 고정했다.
“내가 혼자 왔을 것 같아요?”
안재민은 움찔했다.
“뭐?”
그때 서다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재민 저기 있어요! 저 사람이 안재민이에요!”
모두가 돌아보았는데 경찰들이 무리지어 회견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곧장 안재민 앞으로 다가가 체포영장을 내밀었다.
“안재민 씨, 당신을 공갈 협박, 납치, 강간 미수 등 다수의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딸각.
차가운 수갑이 안재민의 손목을 결박했다.
웅성웅성.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믿기 어려운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가련한 피해자였던 남자가 한순간에 흉악한 범죄자로 뒤바뀌었다.
고승호는 완전히 얼이 빠졌다.
“형사님, 이건 오해입니다! 이분은 그냥 시골에서 올라온 착한 사람이에요! 납치, 강간이라뇨? 이분이 대체 누굴 강간했다는 겁니까?”
“나를 강간하려 했어요!”
그 한 마디는 기자회견장을 초토화시켰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한 사람에게로 집중되었다.
정라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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